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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리의 반성, 이제는 믿어도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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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믿어도 되는 것일까.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 한 장이 남아 있는 롯데 자이언츠는 마땅한 대체 자원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브룩스 레일리, 닉 애디튼이 모두 부진에 빠져있던 이달 초 조원우 감독은 "후반기가 돼도 좋으니 급하게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교체 회수가 한 번 남았고, 미국 현지 선수 시장이 아직 오픈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교체 대상은 레일리가 아니라 애디튼이다. 롯데는 현재 애디튼을 롱릴리프로 활용하고 있다. 불펜진이 워낙 불안한 탓도 있지만 애디튼을 마냥 2군에 놓아둘 수는 없는 노릇. 만일 애디튼이 불펜에서 좋은 투구를 해 선발로 돌아와 제 역할을 한다면? 교체 계획이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가능성은 낮다.

결국 레일리와는 시즌 끝까지 함께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년간 2선발 역할을 했던 레일리가 난조에 빠지는 바람에 롯데 선발진은 올해 또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레일리가 토종 에이스로 성장한 박세웅과 함께 원투펀치로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줬다면 롯데는 지금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레일리는 지난 7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3⅓이닝 동안 4안타와 4사구 5개를 내주고 6실점한 뒤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롯데 입단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체력적인 휴식과 기술적 정리가 필요했고, 무엇보다 롯데는 그가 '반성'의 시간을 갖기를 요구했다. 레일리는 동료들이 실수를 할 경우 구위와 제구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어느 투수는 안그렇겠냐마는 레일리는 그런 경향이 좀 심한 편이다. 승부욕이 강하기 때문인데,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다.

레일리는 2군서 한 차례 실전 체크를 마치고 지난 18일 돌아와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4⅓이닝 6안타로 5실점하며 또다시 패전투수가 됐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지다가 4회 2점, 5회 3점을 주며 무너졌다. 그러나 안정감은 눈에 띄게 살아났다. 직구 구속도 최고 148㎞를 찍었다.

6일이 지난 24일, 레일리는 마침내 승리를 안았다.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8안타, 2볼넷으로 4실점하며 모처럼 선발답게 던졌다. 팀타선이 1-4로 뒤진 8회초 7점을 뽑아내고 8대4로 이겨 레일리에게 선발승이 주어졌다. 지난 5월 25일 SK 와이번스전 이후 약 한 달만에 시즌 4승째를 거둔 것이다. 1회 1점, 2회 3점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던 레일리는 3회부터 안정을 찾더니 7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했다. 역전승의 발판을 훌륭하게 마련한 것이다. 7이닝을 던진 것도 한 달만이다.

경기 후 레일리는 "2군 내려가서 쉬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잘못된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습했다"고 했다. 이날 레일리는 140㎞대 중반의 직구를 중심으로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구사하며 맞혀잡는 피칭으로 이닝을 끌고 갔다. 집중력과 공격적인 피칭 또한 올시즌 들어 최고였다.

레일리가 6~7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컨디션을 꾸준히 유지한다면 롯데는 반등 기회를 넓힐 수 있다. 이날 현재 레일리는 4승7패, 평균자책점 5.59를 기록중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