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선수들은 27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하기 위해 훈련을 했다. 평소와 다름없는 훈련. 그런데 뭔가가 달랐다. 바로 옷차림이었다.
긴 유니폼을 입고 훈련을 했던 선수들인데 이날은 파란 반바지를 입고 나왔다. KIA 김기태 감독이 스프링캠프에서 약속했던 것이 현실에서 이뤄진 순간이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즐겁게 자율적으로 야구를 하도록 한다. 팀 분위기를 해칠 수 있는 행동을 제외하곤 별로 터치를 하지 않는다. KIA 선수들이 항상 밝은 얼굴로 농담을 하면서 훈련을 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선수들이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품위를 지키기를 원한다. 김 감독이 금지하는 것들 중엔 전지훈련 중 아침 식사 때 슬리퍼 착용 금지나 유니폼 하의 고리 사용 금지, 훈련 때 반바지 금지 등이 대표적이었다. 이는 예전 LG 트윈스 감독 시절부터 유지해온 그의 철칙 이었다. 작은 행동이 흐트러질 때 다른 행동도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 감독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이 고수해왔던 금지사항들 중 몇개를 풀었다. 선수들이 김 감독에게 청원했고, 이제 선수들이 자신의 뜻을 잘 알고 잘 따라와준다는 판단에 흔쾌히 허락했다. 스프링캠프 때 아침 산책을 자율에 맡기고, 아침식사 때 슬리퍼 착용도 허락했다. 또 여름 시즌엔 훈련 때 반바지를 입을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4달이 지난 6월 하순에 그 약속이 지켜졌다. 반바지 착용이 허락된 시점도 절묘했다.
KIA는 지난주말 창원에서 NC 다이노스에 3연패를 해 단독 1위에서 공동 1위로 내려앉았다.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는 시점이었다. 마침 올시즌의 절반인 72경기를 해 나머지 72경기를 시작하는 상황. 드디어 반바지 착용이 시작됐다.
따가운 뙤약볕 아래서 훈련을 해야하는 선수들로선 반바지를 입는 것이 훨씬 시원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반바지를 입었지만 대부분이 스타킹을 올려 신어 맨살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시대의 흐름인 것 같다"며 멋적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다행히 선수들은 이날 합심해서 삼성에 11대4의 완승을 거뒀다. 공교롭게도 KIA는 올시즌 개막을 삼성과의 경기로 시작했다. 당시에도 첫 경기서 승리하며 기분좋게 출발했는데 후반전의 첫 출발도 흠잡을 데 없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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