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차세대 에이스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22)과 넥센 히어로즈 최원태(20)가 13일 나란히 10승 고지를 밟았다. 박세웅은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실점을 기록했지만, 이번에는 타선의 화끈한 득점 지원을 받았다. 어렵게 10승을 따냈다. 이전 7번의 선발 등판에서 5번이나 퀄리티스타트를 따내고도, 빈약한 득점 지원과 불펜 난조로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다행히 아홉수를 끊어냈다.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다. 최원태는 고척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 에이스급 피칭을 선보이며, 10승을 따냈다.
의미 있는 숫자다. 13일까지 10승 이상을 거둔 투수는 모두 7명. 외국인 투수가 4명이고, KIA 타이거즈 양현종(16승)과 박세웅, 최원태가 국내 투수들이다. 그 정도로 10승 이상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박세웅과 최원태가 양현종에 이어 국내 투수로는 가장 빨리 도달한 것이다. 성장의 증거이기도 하다.
박세웅은 1군에 데뷔한 2015년 kt 위즈와 롯데에서 2승11패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도 역시 7승12패로 패가 더 많은 투수였다. 그럼에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올해는 각종 지표 자체가 다르다. 박세웅은 평균자책점이 3점대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3.11로 리그 2위에 올라있다. 136이닝을 투구하고 있는데, 3이닝만 더 던지면,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을 기록하게 된다. 22번의 선발 등판에서 15번이나 퀄리티스타트를 따냈다. 팀 에이스를 넘어 리그 에이스라 부를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올 시즌 포크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삼진보다는 맞춰 잡는 피칭으로 이닝 이터가 됐다.
넥센 최원태도 빠르게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서울고 재학 시절,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았을 정도로 유망주. 지난 시즌 17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7.23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는 선발 한자리를 꿰찼다. 투심 패스트볼을 장착하면서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넥센은 지난해 신인왕 신재영이 다소 부진했다. 시즌 초 외국인 투수 덕도 크게 보지 못했으나, 최원태가 선발로 자리를 잡으면서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최원태는 지난 6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55로 크게 부진했다. 체력이 저하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스스로는 "정신적인 문제였다"면서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7월 이후만 놓고 보면, 평균자책점 3.05로 에이스급 피칭을 하고 있다.
박세웅과 최원태 모두 기대 이상의 피칭으로 첫 10승 고지를 점령. 현재와 미래를 밝히고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