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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사이 감독 두 명 사퇴, 클래식 지형도에 변화 생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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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사이에 두 명의 감독을 떠나보냈다.

14일 최윤겸 강원 감독과 남기일 광주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유는 성적 부진이었다.

강원은 '최윤겸 감독이 13일 평창 알펜시아 구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0대2로 패한 뒤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강원은 최근 5경기에서 1승4패의 부진에 시달렸다. 중반까지 줄곧 상위권에 머물렀지만, 최근 6위(승점 37)까지 떨어졌다. 목표로 삼았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 가능성도 낮아졌다. 2015년 부임한 최 감독은 지난 시즌 팀을 승격시키며, 구단 역사상 최장 기간, 최다승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마지막까지 웃지는 못했다. 최 감독은 "아직 ACL 진출 가능성이 남아 있다. 구단의 변화가 필요해 어렵게 결정했다"며 "변화된 분위기 속에서 강원이 ACL에 진출하길 바란다"고 했다. 강원은 박효진 감독대행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

광주도 '남기일 감독이 구단 사무국을 찾아 성적 부진에 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광주는 최근 8경기에서 1승7패의 수렁에 빠졌다. 승점 19점으로 최하위에 처져있다. 잔류에 모든 초점을 맞췄던 남 감독은 "선수들과 끊임없이 미팅하고 모든 걸 쏟아냈지만,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경기를 운영할수록 한계를 느꼈고, 강등을 막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2013년 감독대행으로 팀을 맡은 남 감독은 2014년 기적과 같은 승격을 이끌었고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2015, 2016년 승격팀 최초로 2년 연속 클래식 잔류라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남 감독이 물러난 광주는 빠르게 팀을 정비할 계획이다.

강원과 광주의 수장이 바뀌며 클래식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클래식은 현재 스플릿을 앞두고 순위싸움이 한창이다. 올 시즌 클래식은 33라운드까지 치른 후 우승팀과 ACL 진출팀을 결정하는 그룹A(1~6위)와 강등팀을 정하는 그룹B(7~12위)로 나뉜다. 감독 교체라는 강수를 택한 강원과 광주는 스플릿 전쟁의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이 높다.

두 팀 모두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원은 최근 체력적 부담에 시달리며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이근호 한국영 오범석 등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부상 중인 '패트리어트' 정조국이 돌아오면 반격에 나설 수 있다. 광주 역시 남 감독이 만들어온 역동적인 축구는 여전하다. 최전방과 수비진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져 고전했지만, 완델손, 맥긴 두 외국인선수가 연착륙했고, 부상자들이 돌아오는만큼 새로운 리더십이 안착하면 다른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

감독 교체 효과에 따라 클래식 구도는 또 한번 요동칠 수 있다. 강원은 ACL 진출권인 3위 수원(승점 46)과 상위 스플릿을 노리는 7위 포항(승점 34) 사이에 있다. 치고 올라간다면 상위권 싸움에, 추락한다면 상위 스플릿 전쟁 사이의 중심이 될 수 있다. 광주는 아직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11위 인천(승점 23)과의 승점차가 4점에 불과하다. 잔류권인 10위 상주(승점 24)와의 승점차도 크지 않다. 연승 한두번에 순위를 바꿀 수 있다. 이들이 반전에 성공한다면 다른 팀 역시 감독 교체를 고려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인천, 상주, 전남 등은 분위기나 결과 모두 만족스럽지 않은 팀들이기 때문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