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를 노리고 있는 두산 베어스의 뒷문이 완전히 달라졌다.
두산 불펜진은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5.08(5위)을 기록했다. 우승팀 두산의 가장 큰 약점을 꼽으라면, 바로 불안한 뒷문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후반기 들어 선발과 불펜이 완전히 안정을 찾았다. 시즌 구원 평균자책점은 4.36으로 NC 다이노스(3.97)에 이어 2위다. 후반기만 보면, 평균자책점 3.19로 1위. 김강률, 이용찬으로 이어지는 필승조의 힘이 컸다.
김강률의 성장은 올 시즌 두산의 최고의 수확이다. 2007년 프로에 데뷔한 김강률은 강속구를 뿌리는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1군에 연착륙하지 못했다. 2015년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냈으나, 아킬레스건 부분 파열로 일찍 시즌을 접었다. 지난해에는 어깨 부상을 당해 25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다. 부상으로 고전하다가, 올 시즌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다. 그것도 그냥 1군 투수가 아닌, 믿을 수 있는 셋업맨이 됐다. 27일까지 57경기에 등판해 5승2패, 10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06(71이닝 32자책점)을 마크하고 있다.
김강률은 한용덕 투수 코치가 육성에 공을 들여온 자원이다. 2015년 한 코치가 두산 2군 총괄 코치로 부임했을 때부터다. 한 코치는 "처음 왔을 때부터 신경을 많이 쓴 투수다. 강률이에게 '너는 내 노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 정도로 부려먹겠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계속 아팠다. 성장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기회를 줄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다. 선수에게 어떻게 기회를 주느냐도 정말 중요한 것 같다"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한 코치는 "기술적으로 본다면, 밸런스가 좋아졌다. 이전에는 상체와 하체가 불균형이었다. 투구를 할 때, 같이 앞으로 나오지 못하면서, 릴리스 포인트가 뒤쪽에서 형성됐었다. 팔이 못 따라오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밸런스가 좋아지면서 릴리스 포인트가 앞으로 나왔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 코치는 "중요한 건 자신감이 생겼다. 성적이 좋다 보니, 점차 잘 던지는 것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마무리 투수 이용찬의 활약도 눈에 띈다. 전반기에 다소 불안했던 모습이 사라졌다. 올 시즌 57경기에서 5승3패, 2홀드, 20세이브, 평균자책점 3.29(63이닝 23자책점)를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 19경기에선 평균자책점 2.49(21⅔이닝 6자책점). 시즌 블론세이브는 단 2개 뿐이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우측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았지만, 빠른 회복으로 팀에 힘을 보탰다. 시간이 지나면서 몸 상태는 완벽해지고 있다.
한 코치는 "이용찬은 사실 전반기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그러나 워낙 몸 관리를 잘 하는 선수다. 시즌 중간에 아프면 전체 구상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지난 시즌이 끝나고 빨리 준비시켰다. 초반에는 수술 여파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좋아지고 있다.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태형 감독과 한 코치는 최근 불펜진의 활약에 반색하고 있다. 한 코치는 "(김강률과 이용찬)둘도 둘이지만, (김)명신이, (김)승회가 모두 잘 막아주고 있다. 분명 연승을 하면서 투수진에 과부하는 걸린다. 그런데 여러 투수들이 나눠서 던지고 있으니, 버틸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