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의 머리를 어지럽게 하는 행보다. 특히,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에 대한 결례다.
LG가 류중일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새 감독으로 선임한다는 사실이 3일 세상에 알려졌다. 아직 류 감독이 최종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는 않았지만, 류 감독과 LG 모두 틀어질 일은 없어 보인다. 사실상 확정 단계다.
3일은 LG가 부산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최종전을 치르는 날이다. 때문에 시즌을 마치기도 전에 자신이 잘릴 것을 알면서 마지막 경기를 지휘해야 하는 양상문 감독에 대한 동정론이 일었다. 사실 심각한 결례가 맞다.
그런데 반전이 또 있었다. LG가 양상문 감독에게 단장직을 제의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그러면 양 감독에게 동정의 시선을 보낼 이유가 마땅히 없다. 영전이라면 영전이다. 아직 구단이 양 감독에게 정식 제의를 하지는 않았지만, 이 시나리오도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서로 아플 문제가 없으면 이번 상황이 깨끗하게 정리되는 걸까. 아니다. 서로 간의 교통정리가 된다 해도, 이번 건은 결례다. 특히 롯데와 NC에게 말이다.
롯데와 NC는 3일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양팀은 성적이 똑같다. 이날 경기로 3위가 갈린다. 포스트시즌 향방을 가를 운명의 한판이다.
이렇게 되면 NC쪽이 불만을 가질 수 있다. NC 입장에서는 LG가 롯데를 꺾어줬으면 좋겠는데, 감독이 바뀐다는 발표가 난 상황 선수들이 100% 전력을 다할 지 의문이고, 또 양 감독이 얼마나 의욕을 갖고 경기를 지휘할 지도 물음표다. NC 입장에서는 매우 신경이 쓰이는 요소다.
이는 롯데도 마찬가지다. 이 감독 교체 발표의 후폭풍이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NC 입장에서는 LG가 무기력하게 경기할 것으로 전망하겠지만, 롯데 입장에서는 이 불똥이 어디로 튈 지 몰라 전전긍긍할 수도 있다.
어찌됐든, LG의 새 소식 때문에 경기 외적으로 롯데와 NC가 흔들리는 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LG가 이 정보에 대한 노출을 했는 지, 아니면 류 전 감독 쪽인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누가 했든 시작부터 다른 팀들에 피해를 주는 매우 경솔한 행동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