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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황동혁 감독 "'도가니'법 재정·'수상한그녀' 수출, 신기하고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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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전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내 법 개정까지 이끌어냈던 영화 '도가니', 세계 각국에 리메이크 판권을 수출하며 한류 컨텐츠의 중심이 된 '수상한 그녀'. 이에 이어 황동혁 감독이 '남한산성'으로는 어떤 성취를 이룰까.

올 추석 극장가에서 블록버스터 '킹스맨: 골든 서클'을 대적할 가장 큰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는 영화 '남한산성'(황동혁 감독, 싸이런픽쳐스 제작).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에 관련된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남한산성'은 70만부의 판매고를 올린 김훈 작가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1636년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치열했던 47일간의 이야기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 청의 굴욕적인 제안에 화친과 척화로 나뉘어 첨예하게 맞서는 조정, 참담하게 생존을 모색했던 낱낱의 기록을 담은 이 작품은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마음은 같았으나 이를 지키고자 했던 신념이 달랐던 두 신화 최명길(이병헌)과 김상헌(김윤석)을 중심으로 한 팽팽한 구도 속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완성됐다.

신파, 판타지, 화려한 액션 등 최근 한국 사극 영화가 보여줬던 모든 관습을 집어던진 '남한산성'은 오직 이야기와 인물에 집중한 묵직한 정공법으로 영화를 끝까지 밀고 간다. 150억 원이라는 엄청난 제작비와 흥행 배우들이 모두 모인 영화를 연출하면서도 그 어떤 자극적인 MSG를 추가하지 않고 오로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끝까지 밀고 간 황동혁 감독의 뚝심이 돋보인다. 황 감독의 뚝심이 틀리지 않았다는 건 시사회 이후 쏟아지고 있는 호평으로 그대로 드러났다.이날 황동혁 감독은 원작가 김훈 작가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잘 보셨다고 했다. 칭찬해주셨다"며 웃었다. "영화를 만들면서도 원작 소설이 워낙에 명작이라 제가 조금이라도 훼손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신경을 썼고 좋은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어요. 작가님으로부터 '잘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꼭 듣고 싶었는데 작가님이 칭찬해주셔서 기뻤죠. 작가님께서 어떤 대사가 가장 좋으셨냐는 질문에 날쇠가 어린 나루에게 '멀리 가지 말아라'라 했던 대사가 가장 좋으셨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남한산성'에 굉장히 뜨겁고 휘황찬란한 대사들이 많은데 작가님 말씀이 가장 아름다웠던 대사는 그 평민의 단순한 삶의 대사 한마디 였다고 말씀하셨어요."

황 감독은 전작에 관련된 이야기도 했다. 그의 전작인 '수상한 그녀'(2014)의 리메이크 영화가 중국, 베트남,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엄청난 매출액을 내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완성작과 리메이크 판권 수출액만 4억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8년 개봉을 목표로 영어버전과 스페인어 버전까지 제작된다. '수상한 그녀' 이전에는 '도가니'로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하며 법 개정까지 이끌어냈던 그는 "정말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며 뿌듯해 했다.(※'도가니'법: 2011년 10월 28일 국회를 통과한 아동ㆍ장애인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의 별칭. 영화 '도가니'를 통해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후, 이와 관련된 법률안이 긴급하게 처리됐다.)

"가문의 영광이죠.(웃음) 우리의 이야기가 세계에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는 면에서 장말 기뻐요. 그리고 '수상한 그녀'가 영화 리메이크 뿐 아니라 브로드웨이 뮤지컬까지 기획되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었는데 정말 연출자로서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도가니'를 연출했을 때 내 영화로 온 나라가 난리가 나가고 내 영화의 제목이 들어간 법('도가니'법) 생기는 모습을 봤을 때도 정말 신기했지만,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이 봤던 '수상한 그녀'가 갑자기 세계로 뻗어나가는 컨텐츠가 되는 걸 바라보는 것도 '도가니' 때와 또 다른 벅참과 신기함을 느꺼요."

smlee0326@sportshc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