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무서운 상승세로 끝까지 1위를 위협했던 두산 베어스. 이제 포스트시즌 체제에 돌입해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16일부터 시작하는 플레이오프에 경기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두산은 오는 10일과 11일 이틀동안은 상무 야구단과 연습경기를 갖기도 한다.
후반기 기세처럼만 플레이오프를 치른다면 두산은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재 두산에게는 한가지 약점이 있다. 바로 주전 유격수 김재호의 부상이다.
김재호는 지난 달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박헌도의 3루쪽 파울 타구를 처리하다 좌익수 김재환과 부딪혔다. 좌측 어깨 인대 손상 판정을 받은 김재호는 지난 11일 일본 요코하마로 출국해 이지마치료원에서 2주 일정으로 치료와 재활을 겸한 뒤 귀국했고 지난 6일에는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팀 자체 훈련에 참가해 캐치볼과 수비연습을 했다.
김재호가 포스트시즌에 필요한 이유는 몇가지 있다. 우선 수비와 실책에서 자주 승패가 판가름나는 포스트시즌에 주전 유격수의 출전은 팀의 견고한 수비에도 큰 힘이 된다. 류지혁이 김재호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기는 하지만 중요한 상황에서 김재호의 존재는 부각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두산은 포스트시즌에 NC 다이노스 혹은 롯데 자이언츠, 그리고 KIA 타이거즈와 맞붙게 된다. 김재호는 올시즌 이 팀들과 상대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롯데전에서는 2할6푼9리, NC전에는 2할8푼, 그리고 KIA전에는 자그마치 4할1푼7리를 기록했다. 부산 사직야구장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3할3푼3리,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7할1푼4리를 쳤다. 올해는 부상으로 인해 91경기에 출전해 2할9푼3리에 그쳤지만 김재호는 2년 연속 130경기가 넘게 출전해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했다.
반면 류지혁의 올 시즌 타율은 2할5푼9리에 그치고 있다. 특히 9월 들어 1할8푼5리의 저조한 타율을 보이고 있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김재호는 지난해 그리고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친 바 있다.
그런 부분이 아니라도 김재호는 단기전에 꼭 필요하다. 그 어느 때보다 '멘탈'이 강조되는 포스트시즌에서 선수단의 구심점 역할을 해주고 있는 김재호의 존재 여부는 '사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산 선수단이 모자에 김재호의 배번인 52번을 새기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김재호는 현재 수비에는 무리가 없지만 통증이 남아 있어 타격은 조심스러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투우타인 김재호의 부상 부위가 왼쪽 어깨라 수비에는 무리가 없어 그나마 다행인 상황. 대수비로라도 그가 출전하기만 하면 팀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김재호가 포스트 시즌에 돌입하는 두산에 '아킬레스건'이 될까, 아니면 '천군만마'가 될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