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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지명의 명암. 최고 유망주라고 다 성공하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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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지명 선수들은 연고지에서 최고의 유망주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은 계약금을 받고 많은 기대를 받고 입단한다.

하지만 프로의 무대는 험한 경쟁이다. 그 경쟁에서 살아남은 선수만 주전으로 나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스타가 된다. FA를 통해 스포츠 재벌에도 오를 수 있다.

그런데 그 많은 1차지명 선수 중에서 FA 대박을 터뜨렸다는 얘기는 잘 들리지 않는다.

미국에서 돌아와 4년간 150억원이라는 잭팟을 터뜨린 롯데 이대호는 2001년 2차 1라운드에 지명됐었다. 100억원을 받고 KIA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는 2002년 2차 6라운드에 지명됐고 한차례 방출이란 시련을 겪었던 선수다. 기본이 100억원이라는 김현수는 지명도 받지 못해 연습생으로 입단했었다. 아마때 잘했던 선수가 프로에서도 잘한다는 보장이 없고, 아마 때 못했던 선수가 프로에서 잘 할 수 있는게 야구다.

2009년 입단 선수들이 첫 해부터 주전으로 나갔다면 이번 FA 시장에 나올 수 있다. 하지만 2009년 입단 선수 중에 FA가 된 선수는 아쉽게도 없다.

2000년부터 2009년까지 10년간 1차지명을 받고 입단한 76명 중 FA가 된 선수는 김태균(한화·2001년) 배영수(한화·2000년 삼성) 정상호(LG·2001년 SK) 이동현(LG·2001년) 권 혁(한화·2002년 삼성)이승호(은퇴·2000년 쌍방울) 송은범(한화·2003년 SK) 안영명(한화·2003년) 박석민(NC·2004년 삼성) 김재호(두산·2004년) 장원준(두산·2004년 롯데) 최 정(SK·2005년) 봉중근(LG·2007년) 김광현(SK·2007년) 등 14명 뿐이었다. 박석민(96억원)이나 최 정(86억원) 장원준(84억원) 김광현(85억원) 등 거액의 FA 계약을 따낸 선수들도 있지만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지도 못하고 사라진 선수들도 많았다.

분명 최고의 유망주였지만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추어 때 너무 많이 던져 부상 등으로 인해 프로에서 제대로 꽃피우지 못했던 투수들도 많았다. 2000년 이후 1차지명 선수가 신인왕에 오른 것은 18년 동안 이승호(2000년) 김태균(2001년) 임태훈(2007년) 이용찬(2009년) 이정후(2017년) 등 5번 뿐이었다.

지난 2006년 10억원이라는 역대 신인 최고 계약금을 받고 KIA에 1차지명으로 입단했던 한기주는 부상으로 여러차례 수술을 받으며 힘든 시기를 거쳤고, 얼마전 외야수 이영욱과 1대1 트레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10명의 1차지명 선수들이 내년시즌 팬들과 만난다. 이들 중 훗날 최고의 선수라는 칭송을 받는 선수가 나올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