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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가 신나는 길, 전북 현대 혼자 '닥공'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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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K리그 클래식(1부)은 얼마나 공격 성향이 강한 플레이를 했을까.

2016년(2.71골)에 비해 올해 경기당 평균 득점은 2.75골로 살짝 늘었다.

하지만 이 수치만 보고 올시즌 K리그 공격성이 늘었다고 판단한다면 오산이다. 착시가 있다. 실제 경기당 평균 슈팅은 23.58개에서 21.84개로 오히려 줄었다. 유효 슈팅(11.40개→10.51개)도 감소했다. APT(실제 플레이 타임) 역시 감소했다. 올해 경기당 양팀 평균 APT 합계는 57분51초28로 2016시즌(58분55초50) 보다 1분 정도 줄었다.

좀 더 깊이 있는 자료를 통해 분석해 보자. 클래식 12팀 전부가 전진 패스(경기당 평균 157회) 보다 백 패스(300회)를 많이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볼 점유율이 높은 팀일수록 백 패스를 많이 하는 경향이 수치로 드러난다.

클래식팀들의 평균 볼 점유율은 26분41초인데 이중 상대지역 볼 점유율은 15.9분이었다. 정규리그 챔피언 전북 현대가 17.6분으로 상대지역 볼 점유율이 제일 높았고, 인천 유나이티드가 13.2분으로 가장 낮았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K리그는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수비 위주로 나오는 상대를 맞아서도 거침없이 '닥공'을 펼치는 이유가 있다. 그는 "우리는 축구팬들에게 재미 있고 공격적인 축구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 팬들이 다시 축구장을 찾게 된다"고 말한다.

다수의 K리그 감독과 선수들은 팬들을 좀 더 경기장으로 유인하기 위해 공격적인 축구를 해야한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치열한 순위 싸움이 벌어지는 시점이 되면 경기 내용 보다 승무패 결과에 집착하게 된다. 이 시점에 모험적인 공격 보다는 안전한 수비 위주의 플레이가 속출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도자는 "우리 선수들은 경기 결과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 되면 벤치에서 지시하지 않는데도 수비지향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경우가 잦다"고 말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플레이 스타일의 변화를 주기 위한 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우선적으로 정기적인 주장 및 감독 간담회를 통해 선수와 감독들의 인식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팬 친화적이고 '재미있는 축구'를 지향하는 쪽으로 유인하고 있다. 공격 성향이 강한 지표를 찾아 월간 베스트팀 선정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라운드 관리 및 상태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올해 5월부터 경기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정해진 시간에 그라운드에 '살수'토록 경기 규정을 개정했다. 잔디가 충분히 물을 머금도록 해 볼 스피드를 끌어올렸다. 실제로 그라운드 살수 규정 도입 이후 평균 골수가 18.6%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로연맹은 매년 2회 지방자치단체 간담회를 통해 잔디 관리 교육 및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 K리그 클래식 구장은 전부 지자체 소유로 돼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2017시즌 K리그 클래식팀들의 상대지역 볼 점유율

팀=상대지역 볼 점유율(초)

전북=1058

제주=954

수원=1044

울산=935

서울=1019

강원=898

포항=1009

대구=873

인천=793

전남=871

상주=997

광주=990

※1경기당 평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