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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가슴에 태극기 새겼다"...방탄소년단, 세계로 뻗어나갈 2018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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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 방탄소년단의 해외 성과가 대단하다고 할 때 '잘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현지에서 보니까 내 가슴에 태극기를 자수로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소명의식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방시혁 대표)

"美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한국어로 된 노래...2018년 목표는 스타디움 투어+빌보드 핫100 톱10"(방탄소년단)

한국의 아이돌이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한국어로 된 무대로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빌보드의 메인차트인 핫100에서 28위에 이름을 올렸다. 보수적이라는 '그래미 어워드'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이들의 소식을 쏟아내고 있는 중. 세계를 뒤집어놓은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다.

워낙 의미 있는 행보를 걸어온 이들이기에 간담회의 취재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방탄소년단은 10일 오후 2시 30분 서울 고척돔 경기장에서 방탄소년단의 콘서트 '더 윙스 투어 더 파이널'을 앞두고 기자 간담회를 개최, 그간의 근황과 콘서트와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은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방시혁 대표도 자리했다. 그는 "지난 11월 '러브 마이셀프'를 소개한 후 많은 일이 있었다. 한 달 만에 많은 일이 있었다. 방탄소년단과 이들의 음악, K팝 성장동력을 다시 이야기하기까지 많은 성원이 있었다"고 먼저 인사를 전했다.

특히 그는 "방탄소년단의 아빠, 아버지라는 표현을 쓰지 말아주셨으면 한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방 대표는 "아티스트는 누군가가 만드는 게 아닌데, 제가 아빠라 불리는 순간, 방탄이 개체가 되고 내가 만든 느낌이 든다. 내 철학과도 안 맞아서 불편하다. 사실 제가 미혼이다. 아빠, 아버지라고 하니까 집에서 힘들고, 사람들도 내가 결혼한 걸로 안다. 난 총각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나는 음악과 결혼했다"고 덧붙여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방시혁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방탄소년단의 2017년은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역동적 서사였다. 미국, 칠레, 일본, 이곳까지 이어진 40회 공연이 성공적으로 펼쳐졌다. 상반기 빌보드 수상이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팬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면 AMAs는 대중성을 높이 평가하는 무대인 만큼 한국에서 만든 음악으로 팝의 본고장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데 큰 가능성을 본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성공'에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그는 "성공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르고 현재로서는 그 답을 간결하게 내리기에도 어렵다. 그러나 음악의 진정성과 대중 음악이 이야기 할 수 있는 격려와 음악의 힘들 믿었기에 오늘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진실한 메시지를 담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음악을 통해 이야기를 했다. 과거 수많은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노력이 축적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을 향한 애정 역시 각별했다. 그는 "방탄소년단 일곱 명 모두 놀라울 만큼 성장하고 날 감동시켰다. '쩔어'가 유튜브에서 반응을 일으켰고, 해외 팬덤이 결집하면서 아이돌 팬들이 소위 영업을 본격적으로 나선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불타오르네'는 결집한 팬덤이 터지게 한 계기가 됐고, '피, 땀, 눈물'은 보편성과 범 대중성을 확보했다고.

방시혁 대표는 "과거 많은 K팝 음반 기획사들이 우리 음악을 산업으로 기능 하게 만들어줬던 것처럼 나도 그런 역할을 해서 나중에 미국 시장과 서구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곳에 기회를 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국 진출에 대한 생각도 인상적. 그는 "방탄소년단이 미국 시장을 타킷으로 영어로 된 노래를 발표하는 부분은 저희가 가고자하는 길과는 다르다. K팝 가수 모두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미국 회사와 계약을 맺고, 미국 팬들에게 사랑받고 미국 가수가 되는 건 K팝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방시혁 대표가 생각하는 'K팝'이란 뭘까. 방 대표는 "방탄소년단을 만들 때부터 추구한 것은 'K팝 고유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것이었다"며 "K팝은 1990년대 중반 무렵부터 만들어졌다. 나는 K팝을 아름다운 비주얼, 총체적인 패키지로 기능하는 음악, 무대 위의 멋진 퍼포먼스가 결합된 장르라고 정의한다. 이것을 지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K팝이 갖고 있는 이 특성 자체가 언어를 넘어서는 수단이 됐다. 해외 시장의 공략법은 기본적으로 K팝 안에 들어있다"고 덧붙였다.

멤버들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먼저 진은 'AMAs' 무대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TV나 인터넷에서만 보던 곳을 가니까 실감이 나지 않았다. 리허설을 하다보니까 실감을 했다. 한국 대표로 시상식에 참석한 것이기 때문에 현지 팬이 많이 응원을 해줘서 긴장감을 덜었다"고 말했다.

지민은 "우리가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아쉬웠던 것이 무대를 하지 못한 것이었다. 이번에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무대를 할 수 있어서 영광스러웠다. 한국어로 된 노래로 공연을 했다는 점, 우리 팬들 말고도 많은 분들에게 우리 무대를 보여준 것이 기뻤다. 미국에 큰 시상식임에도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처럼 엄청 환호를 많이 해줘서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RM은 "슈가가 긴장을 하는 캐릭터가 아닌다. 하지만 AMA에서 그렇게 긴장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 우리도 많이 긴장했지만 무사히 무대를 잘 끝냈다. 한국말을 물어봐주시는 분들을 많이 만나서 직접 가르쳐드렸다"고 덧붙였다.

슈가는 '마이크 드롭'의 호성적과 관련, "'마이크드롭'이 수록곡 중 하나였는데, 차트인 해서 감격스러웠다. 이번 곡의 경우엔 팬들에게 선물같은 곡이라 생각한다. 많은 사랑과 관심을 주신 데 대한 선물이다. 'DNA'도 차트인했지만, 이번 노래도 차트인해서 믿기지 않는다. 10년간 빌보드를 확인했는데 정말 신기하다. 말이 되는 건가 싶더라.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RM은 "이 노래는 우리 나름의 서러움이나 화를 풀고 정리하는 곡이었다. 처음엔 굉장히 공격적으로 곡을 썼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방향성을 못 잡는 느낌이 들더라. 이제 우리에게 화가 많이 남아있지 않아서, 힘을 뺐다. 지금 즐겁고 좋은 느낌에 대해 가볍게 곡을 써갔더니, '이 곡에 너희의 진정성이 더 많다'고 말하시더라. 돌이켜보면 힘을 빼고 우리만의 스웨그로 곡을 만든 것이 좋은 방향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회를 덧붙이기도 했다.

기록보다 중요한 것은 무대라는 말이 특히나 인상적이다. 정국은 "2017년에 많은 일이 있었다. 2월 윙스 투어를 시작해 미국 활동을 하고, 시상식에도 참가했다. 성과들은 모두 팬들 덕분이다. 내년이 훨씬 더 기대된다. 기록도 중요하지만, 팬들이 만족할 수 있는 무대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진은 "오늘이 윙스 투어를 마무리하는 날이다.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스타디움 투어를 열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 행보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슈가는 이날 "많은 아티스트 분들이 저희와 협업을 하고 싶어하셔서 협의 중이다. 서로 힘이 되는 콜라보레이션은 좋은 기회다. 많은 기대를 해주셔도 될 것 같다. 의외인 콜라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RM은 "다음 '러브유어셀프' 시리즈 앨범을 준비 중이다. 윙스 투어로 콘서트 3부작이 끝났다. 새로운 투어를 선보일 것이다"고 예고했다.

이어 RM은 "전략적으로 접근하려고 하지 않으려고 한다. 책임감은 많이 갖고 있다"면서도 "저희가 하던대로 음악을 하고 싶다. 들뜨지 않고, 우리가 하던대로 음악을 할 것이다. 항상 겸손하게 가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방탄소년단의 '윙스 투어'는 2014년 시작한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의 마지막 시리즈로 지난 2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북남미, 동남아, 호주, 일본 등 전 세계 10개국 17개 도시 32회 공연을 마쳤다. 멤버들은 지난 11월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17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rican Music Awards, 이하 AMAs) 무대에 올라 퍼포먼스를 펼치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joonam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