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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전반분석]도쿄에 꽂은 3방, 신태용호의 '역대급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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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이 빛난 전반전이었다.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일본전에서 또다시 변화를 시도했다. 소집 이후 실전에 내놓지 않았던 이근호(강원FC)를 김신욱(전북 현대)의 투톱 파트너로 선택했다. 2선에는 김민우(수원 삼성) 주세종(FC서울) 정우영(충칭 리판) 이재성(전북 현대), 수비에는 김진수(전북 현대) 윤영선(상주) 장현수(FC도쿄) 최철순(전북 현대), 골문은 조현우(대구FC)에게 맡기는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11월 A매치 2연전 무패 공식을 일본전 필승카드로 가동했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 대표팀 감독은 북한전 뒤 부상으로 빠져 있던 윙어 이토 준야(가시와)를 이날 고바야시 유(가와사키)의 짝으로 선택했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신태용호의 측면 수비 뒷공간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의도였다.

이번에도 초반 집중력이 문제였다. 경기시작 1분 만에 왼쪽 측면 돌파에서 장현수가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고, 실점으로 연결됐다. 측면과 중앙의 수비 연계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실점을 통해 보다 높은 집중력을 갖게 된 것이다. 실점 직후부터 전방압박이 가동되기 시작하자 일본 수비 라인이 뒤로 밀리면서 기회가 생기기 시작했다. 상대 수비가 소극적 태세로 전환하면서 패스 줄기도 살아났고, 결국 전반 13분 김진수의 왼발 크로스에 이은 김신욱의 헤딩골로 연결이 됐다.

골칫거리였던 세트피스도 이날 만큼은 위력을 발휘했다. 정우영이 전반 23분 일본 진영 아크 오른쪽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무회전킥'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방 크로스에 의존하던 소극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과감한 시도로 골망을 연 점은 칭찬할 만했다.

중국전 동점골의 빌미를 제공했던 경기 운영도 이날 만큼은 달랐다. 추가골 뒤 유지한 점유율을 그대로 살려 3번째 골까지 만들어냈다. 일본이 수비 뒷공간을 활용하는 단조로운 패턴으로 일관하는 사이 잃지 않은 집중력이 만들어낸 성과였다.

일본의 심장 도쿄에서 전반에만 3골을 얻은 45분은 '최상'의 결과다. 하지만 여전히 45분이 남아 있다. 신태용호가 7년 만의 '극일'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도쿄(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