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8명 남았다. 2018년 FA를 나선 선수 말이다. 김현수, 민병헌, 강민호 등 대어급 선수들은 이미 계약을 마쳤고 준척급 선수들도 속속 계약소식이 들리고 있다.
그런데 이번 FA는 한가지 특징이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국내로 돌아온 '유턴파' 그리고 '대어급' FA를 빼놓고는 모든 선수가 현재 팀에 잔류를 택했다는 것이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돌아온 김현수는 두산 베어스 대신 LG 트윈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뛰던 황재균도 롯데 자이언츠 대신 kt 위즈 소속이 됐다.
민병헌은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했고 강민호는 롯데에서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들은 모두 '대어급' FA로 꼽히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FA시장에 나온 선수들이 팀 잔류를 선택했다. '대어급'으로 꼽히던 손아섭도 잔류를 택했고 NC 다이노스는 3명의 야수 손시헌 이종욱 지석훈을 2년 혹은 1년 계약으로 묶었다. 삼성도 권오준이 2년 6억에 잔류를 택했고 롯데는 문규현을, SK 와이번스는 정의윤을 잡는데 성공했다. 한화 이글스도 박정진과 2년 7억5000만원에 사인했다.
이는 FA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와 무관하지 않다. '대어급' FA들에 대해 기존 팀들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계약금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고 결국 이 선수들은 자신을 더 필요로하고 더 큰 금액을 제시하는 팀으로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반면 '준척급'이라고 꼽히는 선수들은 한파를 몸소 체감하고 있다. 협상에 나서는 선수들 대부분이 구단들의 차가운 제안에도 별다른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 타팀에서 제의를 해오지 않기 때문이다. 구단 입장에서는 '준척급'을 잡는데 많은 돈을 쓸 수 없다는 입장이고 선수들은 같은 값이면 기존 팀에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때문에 이제 남은 8명의 선수들의 선택도 예상이 가능하다. 두산의 김승회, KIA 타이거즈의 김주찬은 기존 팀 잔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로 꼽힌다. 최준석과 이우민(이상 롯데)도 타팀의 오퍼를 받지 못하는 이상 롯데에 남거나 차선을 선택해야한다. 채태인(넥센 히어로즈) 안영명 정근우(이상 한화) 이대형(kt)의 입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프로스포츠에서 '돈'은 곧 실력이다. 선수 개개인이 자신의 가치를 더 올려야 FA시장도 다시 '호황'을 맞을 수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