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명길 시인 네 번째 유고시집 『나무 아래 시인』 출간
최명길 시인의 네 번째 유고시집 '나무 아래 시인'(서정시학 펴냄)이 출간되었다.
2014년 타계 직후의 '산시 백두대간', 2016년 '잎사귀 오도송', 2017년 '히말라야 뿔무소'에 이어 올해 다시 네 번째 유고시집이 나온 것이다.
산, 명상, 불교에서 시의 씨앗을 얻기 위해 고요히 정진하며 살았던 고 최명길 시인의 이번 시집은 시인의 마지막을 같이한 84편의 시를 모은 것이다.
극서정의 시의 언어로 명상적 불가적 사유를 노래하며 고유의 시 정신을 완성시키고자 했던 그동안의 시집들과는 조금 다르게, 이번 시집은 살면서 가장 중요하고 행복했었던 순간들을 노래한 시들과 더불어 죽음을 직면한 자신의 모습을 오히려 초연하고 고요하며 노마드하게 그려내고 있다.
시인의 말에서 시인은 '시의 길을 들어선 지 마흔 해가 눈앞이지만 시의 탑 쌓기는 점점 더 미묘해간다. 단 한 기만이라도 다보탑처럼 솟구쳐 올랐으면'하고 겸손히 아직 시의 도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에 시 해설을 맡은 김진희 교수는 최시인의 시세계를 "시의 경전을 향해 가는 시인의 길"을 중심으로 설명하였다.
김교수는 "육체적 한계를 직시하고 죽음을 의식했어야 했던 시인에게 자연은 생을 넘어 새로운 존재와 언어를 깨닫게 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며, 또한 인간 삶의 본질과 의미를 담은 경전으로 인식된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표제이기도 한 '나무 아래 시인'을 두고 "최시인 역시 우주의 성자(聖者)를 꿈꾸며 그 소리를 듣는 자(聲者)로 시의 경전을 찾아가는 시인이다"라고 하였다.
최시인의 '나무 아래 시인' 출판기념회는 5월12일 '후산 최명길 시인 4주기 문학제'에서 있을 예정이다.
1940년 강릉에서 태어난 최명길 시인은 1975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화접사』 『풀피리 하나만으로』 『반만울리는 피리』 『바람속의 작은 집』 『은자, 물을 건너다』 『콧구멍 없는 소』 『하늘불탱』이 있으며, 유고시집으로 『산시백두대간』(세종도서 문학나눔) 『잎사귀 오도송』 『히말라야 뿔무소』(세종도서 문학나눔)가 있다.
만해·님 시인상, 한국예술상, 강원도문화상(문학부문), 홍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2014년 향년 75세로 별세했다. 2016년 5월 7일 속초시 영랑호반에 최시인의 시정신을 기리는 시비가 건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