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타일러 윌슨이 팔꿈치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알리면서 시즌 막바지 승수 쌓기에 속도를 붙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윌슨은 지난 6일 잠실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게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5안타를 허용하고 1실점으로 틀어막는 호투를 하며 6대3 승리를 이끌었다. 윌슨이 승리투수가 된 것은 지난 7월 17일 넥센 히어로즈전(6이닝 7안타 2실점) 이후 51일만이다. 9승4패, 평균자책점 3.06을 마크한 윌슨은 앞으로 1승을 추가하면 임찬규(10승9패)에 이어 올시즌 팀내 두 번째 10승 투수가 된다.
LG가 윌슨의 호투를 반기는 것은 팔꿈치 부상 후유증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윌슨은 지난 7월 28일 KT 위즈전을 마친 뒤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검진 결과 팔꿈치 회내근 미세 파열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원인을 굳이 따지자면 투구량이 많았다는 것이다.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LG는 결국 아시안게임 브레이클 앞두고 3번 정도 윌슨을 더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LG의 후반기 하락세가 더욱 심화된 이유 중 하나였다.
윌슨은 이후 약 3주간 피칭 훈련을 삼간 채 치료와 재활에 몰두했다. 그리고 서머리그 기간 본격적인 피칭 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서머리그 막판이던 지난 1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4이닝 2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하며 복귀 준비를 완료했다.
이날 복귀전에서 윌슨은 93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7㎞까지 나왔고, 이전처럼 직구와 낙차 큰 슬라이더 위주의 볼배합을 통해 이닝을 끌고 나갔다. 윌슨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남은 한 달여간의 시즌을 감안하면 굳이 무리시킬 이유는 없다는 게 벤치의 판단이었다. 경기 후 윌슨도 "전체적으로 만족하지만 직구 구속은 아직 덜 올라왔다. 다음 등판에서는 좀 더 많은 이닝을 책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윌슨이 건강하게 돌아왔다는 건 LG가 전반기 한때 자랑했던 탄탄한 선발진 위용을 되찾을 공산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LG는 4~6월 3개월여 동안 헨리 소사, 윌슨, 차우찬, 임찬규 등 안정적인 로테이션을 앞세워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7월 이후 특히 후반기 들어 이들이 지친 기색을 보이면서 팀 성적이 곤두박질했다. 윌슨 뿐만 아니라 차우찬도 한 차례 전력에서 제외됐고, 소사와 임찬규 역시 난조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 가운데 차우찬은 시즌이 재개된 지난 4일 KT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그런대로 만족스러운 피칭을 선보였다. LG는 현재 5선발이 불안하지만, 1~4선발이 전반기처럼 해준다면 포스트시즌 싸움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점에서 본다면 윌슨의 성공적인 복귀는 반가울 수 밖에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