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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SK 좌완 김택형 "재활 이후 제구가 좋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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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 투수 김택형(22·SK 와이번스)이 기나긴 재활을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는 "마운드 위에 서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김택형은 지난해 5월 22일 SK 좌완 김성민과 1대 1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 히어로즈를 떠나 SK로 이적했다.
염경엽 SK 단장은 넥센 감독 시절 제자이기도 했던 김택형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트레이드를 감행했다.
그만큼 김택형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트레이드 이전인 지난해 3월 22일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김택형은 SK로 이적하긴 했지만, 그해 시즌 SK 유니폼을 입고 한 번도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긴 시간 재활에만 몰두한 김택형은 드디어 지난 5일 친정팀 넥센과의 홈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1이닝 동안 삼진 1개를 곁들여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8일 선두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는 1⅓이닝 동안 아웃카운트 4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괴력을 과시했다.
김재환, 양의지 등 두산의 중심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하는 김택형의 구위를 지켜보면서 긴 시간을 인내한 SK 구단은 쾌재를 불렀다.
지난 9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택형은 건강하게 복귀하기까지 고비도 적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춘천에서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서 던지다가 팔꿈치에서 툭 소리가 난 적이 있어요. 그래서 다시 수술해야 하는 건 아닐까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며칠 쉬니까 괜찮아졌어요. 그 고비를 이겨내니까 그때부터 다시 안 아프더라고요. 감사한 마음으로 다시 던지고 있어요."


고통스러운 순간마다 이승호 재활군 코치와 고윤형 컨디셔닝 코치가 든든한 힘이 됐다.
김택형은 "지나고 나면 지금 고통이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느끼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면서 육체적·심리적으로 도움을 준 두 코치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오히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마운드에 서고 싶은 욕구를 참는 것이었다.
그는 "일부러 TV 중계도 보지 않았다. 보면 던지고 싶을 것 같았다"며 "마음은 던지고 싶은데 몸이 안 되니까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친정 넥센전이 복귀전 무대였다.
그는 "안타는 절대 내주고 싶지 않았다. 보여줘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올라갔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두산전에서는 내 공을 던지겠다는 생각만 했다. 오래간만의 1군 등판이기 때문에 잘 던지기보다는 내 공을 던지고 싶었다"고 했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8번으로 넥센의 지명을 받은 김택형은 2년간(2015∼2016시즌) 69경기에 등판해 6승 6패 9홀드, 평균자책점 7.82를 기록했다.
특급 투수라 불릴만한 활약을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가파른 성장세가 돋보였다.
또 좌완으로 시속 150㎞ 안팎의 강속구를 보유해 제구력만 가다듬으면 대성할 재목으로 인정받았다.
그런데 김택형은 재활 이후 가장 좋아진 점으로 제구를 꼽았다.
그는 "구속이 예전보다는 덜 나오지만 대신 제구가 잘 된다"며 "넣고 싶은 코스에 던지는 능력이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넥센에서는 선발로도 등판했던 김택형은 "선발보다는 중간이 재미있다. 실패할 때도 있지만 막았을 때의 그 기분이 좋다"고 했다.
그는 "다시 아프지 않고 끝까지 가서 팀의 우승에 보탬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changyong@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