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이 현실로 이어졌다. K리그에 순풍이 불고 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수장이 교체된 A대표팀의 달라진 경기력에 대한 기대감이 뿌린 단비가 K리그로 스며들었다. 인기는 K리그1(1부 리그)와 K리그2(2부 리그)를 가리지 않았다. K리그 28라운드는 그 동안 바라던 그림이었다. 그야말로 '잔치'였다.
수치로 증명됐다. 관중수가 인기의 바로미터였다. 28라운드 총관중수는 올 시즌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전주, 울산, 인천, 순천, 서울, 춘천에서 열린 6경기에서 총 4만9655명의 구름관중이 몰렸다. 아무래도 관심이 고조되는 시즌 초반 1라운드(5만4854명), 2라운드(5만4768명), 12라운드(5만2040명)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인파가 축구장에 몰렸다.
고무적인 건 라운드 평균관중 8000명 이상을 회복했다는 점이다. K리그1 평균관중은 올 시즌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각각 평균 9142명과 9128명을 찍었다. 이후 9라운드에선 바닥을 쳤다. 평균 1965명. 대구-상주전 관중수는 523명에 불과했다. 이후 2018 러시아월드컵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했다. 지난 5월 5~6일 펼쳐진 12라운드에서 관중수(총 5만2040명, 평균 8673명)가 확 뛰었다. 평균 8000명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월드컵 효과는 톡톡히 누릴 수 없었다. 세계 최강 독일을 꺾긴 했지만 앞선 스웨덴,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전술과 경기력에 대한 실망감이 찬바람으로 변해 고스란히 K리그 현장으로 이어졌다. 월드컵 휴식기를 마치고 재개된 15라운드부터 평균 6000명 이상을 찍은 라운드는 고작 두 차례(15라운드 6608명, 17라운드 6843명)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다 찾아온 28라운드 대박 소식. 시즌 최다 관중수를 찍은 구단도 네 팀이나 된다. K리그1에선 울산(1만3224명), 인천(7282명), K리그2에선 부산(4472명), 대전(2682명)이다. 울산은 동해안 더비 효과를 톡톡히 봤고, 인천과 부산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견인한 김진야와 김문환 마케팅이 제대로 먹혔다.
물론 아직도 관중 모으기에 더 큰 분발이 요구되는 팀도 있다. 조태룡 사장이 잇단 구설수에 휘말려 있는 강원이다. 집계된 라운드별 관중수 톱 5에서 최저 관중 기록을 세 차례나 찍었다.<표 참조>
한껏 달궈진 축구 인기는 온라인에서도 확인됐다. 온라인 포털 중계 동시 접속자수가 지표다. 28라운드에서 최다 동접자수(평균 2만3417명)를 찍었다. 이번 시즌 전체 평균(1만2648명)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27라운드(9762명)와 비교하면 1만4000여명이 증가했다. 2017시즌과 2018시즌을 통틀어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인천-수원전에선 4만4092명이 기록됐다. 2017시즌과 2018시즌 통틀어 단일 경기 최다 평균 동접자 기록을 세웠다. 아시안게임 대표 김진야의 효과가 컸다는 것이 연맹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관중수 증대의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 관중을 모으는 건 구단의 몫이다. 다만 연맹도 최대한 이슈를 만들어야 한다.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게 큰 틀을 잡아줘야 한다.
호재는 계속된다. 시즌 막바지다. 천국과 지옥, 두 세상으로 갈릴 스플릿 시스템 돌입 전까지 5경기 남았다. 1~6위까지 밟을 수 있는 스플릿A 그룹에 남기 위해 중위권 팀들의 치열한 싸움은 팬들을 더 열광시킬 전망이다. 공격축구는 더 많은 골을 기대케 만든다. 경기력은 보장됐다.
무엇보다 10월과 11월 A매치도 예정돼 있다. 9월 A매치를 통해 팬들의 관심을 회복한 벤투호 인기가 K리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동해 번쩍, 서해 번쩍' K리그 현장을 누비는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이 발탁할 K리거들의 활약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