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제도가 확 바뀌었다. 현장의 반응은 설렘과 걱정이 공존했다.
여자농구연맹(WKBL)은 이번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제도와 출전 방식에 변화를 줬다. 지난 시즌에는 구단별로 외국인 선수를 2명씩 보유하고, 1명씩 출전이 가능했다. 3쿼터에 한해서는 2명이 동시 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구단별로 1명 보유, 1명 출전으로 큰 변화가 생겼다. 또 2쿼터에는 외국인 선수 출전이 아예 금지된다. 국내 선수로만 뛰어야 한다. 또 지난해 시행됐던 외국인 선수 재계약 제도도 한 시즌만에 폐지됐다.
지난 6월 진행된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는 KEB하나은행이 전체 1순위를 뽑아 샤이엔 파커를 지명했고, OK저축은행이 다미리스 단타스를, 삼성생명 블루밍스가 티아나 하킨스를 뽑았다. 4~6순위에서는 신한은행 에스버드가 쉐키나 스트릭렌을, KB스타즈가 카일라 쏜튼, 우리은행 위비가 크리스탈 토마스를 각각 지명했다.
외국인 선수가 한명만 뛰는데다, 2쿼터에서는 아예 출전할 수 없게 되면서 시즌 구상에 나선 감독들의 머리속도 복잡하다. 국내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전체 경기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반면, 외국인 선수가 부상을 당했을 때의 치명타가 너무 큰데다 1,3,4쿼터를 풀로 뛸 때의 체력 조절이 관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8~2019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6개 구단 감독들도 각자의 의견을 밝혔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많이 뛰니까 팬들은 더 재미있을 것 같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가 한명이다 보니 체력과 부상 문제가 걱정이 된다. 조절을 잘해야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도 여기에 동의했다.
그만큼 국내 선수들이 어떤 활약을 하느냐에 시즌 농사가 좌우될 수밖에 없다. KEB하나은행 이환우 감독은 "국내 선수들만 뛰는 2쿼터가 가장 변수일 것 같다. 템포 조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OK저축은행 정상일 감독은 "우리팀 같은 경우는 예전 KDB생명 시절을 보면 전반전에 사실상 경기가 끝났다. 외국인 선수들이 뛸 때는 수비에서 한계가 있지만, 외국인 선수가 없으면 구상이 다양해질 수 있다. 그래서 우리팀에 2쿼터가 더 중요하다. 강한 4~5번 포스트맨을 가진 팀이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선수들에게 더 많은 출전 기회가 가는만큼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있었다. KB스타즈 안덕수 감독은 "국내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해지다보니, 어린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자라나는 농구 선수들이 앞으로 프로에 가면 뛸 수 있는 자리가 많이 생겼구나 하고 생각하며 농구를 하게 될테니 좋은 취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큰 변화인만큼 리그 전체 판도를 바꿀 요소가 될 수 있다. 달라진 외국인 선수 제도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