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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父이야기에 공감↑"…'출국' 화이트리스트 논란에 맞서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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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소을, 다을의 아빠로 공감이 더 많이 갔던 작품이다."

분단의 도시 베를린에서 서로 다른 목표를 쫓는 이들 속 가족을 되찾기 위한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린 범죄 영화 '출국'(노규엽 감독, 디씨드 제작).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출국'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시사회에는 모든 것을 걸고 가족을 찾아 나선 남자 영민 역의 이범수, 영민의 가족을 지키려는 안기부 요원 무혁 역의 연우진, 작지만 든든한 조력자인 영민의 첫째 딸 혜원 역의 이현정, 그리고 노규엽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오길남 박사의 '잃어버린 딸들 오! 혜원 규원'을 모티브로 만든 실화 영화 '출국'.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절인 1986년 베를린, 시대와 이념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옮겨냈다. 단 한순간의 선택으로 가족 모두를 위험에 빠트리게 된 가장이 잃어버린 가족을 되찾고 모든 것을 되돌리려 필사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로 늦가을 관객을 찾을 전망이다.

이날 이범수는 "시나리오를 읽고 가슴이 절절했다. 여러 시나리오를 읽을 때였는데 '출국'이라는 작품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것 또한 한 가정의 가장이자 두 아이의 아빠이다 보니 더욱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 같다. 실제 내 현실과 경험이 아니었다면 '출국'에 대해 깊이 인지하지 못했을 것 같다. 이 시나리오가 영화화되길 바랐고 꼭 참여하고 싶었다. 오영민이란 인물을 아빠로서 나 역시 응원하고 싶었고 안아주고 싶었다. 현장에서도 아역을 대할 때 실제 내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대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범수는 독일어 연기를 도전한 것에 대해 "외국어 연기는 늘 부담스럽다. 모국어 연기가 아니지 않나? 전작에서는 러시아어를 해야 해서 부담스러웠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독일어를 해야해서 부담스러웠다. 고등학교 때 독일어를 제2외국어로 배웠는데 그때 열심히 안했던걸 후회하고 있다"고 남다른 고충을 털어놨다.

'출국'을 통해 액션 연기에 도전한 연우진은 "극 중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동적인 움직임에 대해 긴장감과 각오를 가지고 임했다. 폴란드 로케이션에서 첫 액션 촬영에 도전했다. 액션 연기 보다 수동 운전이 내겐 더 어려웠다. 그때 수동 운전이 익숙하지 않아 폴란드 내 교통체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또 액션할 때 이범수 선배와 호흡 맞추는데 미숙해 범수 형의 가슴에 멍을 만들기도 했다. 액션 연기도 연기지만 연기에 대한 기본과 상대 배우와의 호흡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고 웃었다.

노규엽 감독은 "개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하고 싶었다. 과거 시대에 정작 중요한 개개인의 삶이나 그들의 얼굴을 찬찬히 들어볼 수 있는 계기가 있나 싶었다. 이런 질문에서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그는 "원작 소설은 오영민이라는 캐릭터에 영감을 줬다. 그분의 탈출기까지는 영화에도 영향을 줬다. 오길남 박사의 탈출기를 영화화 했을 때 부담감은 없었다. 만약 오길남 박사의 전기 영화를 만들려면 부담감이 있었겠지만 우리 영화는 한 인물의 전기 영화가 아니다. 고민 끝에 스스로에 내린 결론은 체제의 굴레 속에 함몰된 개인의 삶에 집중하고자 했다. 아날로그 정서에 첩보물을 더하면 새로울 것 같아 '출국'을 연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감독은 지난해 '출국'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앞서 '출국'은 블랙리스트와 반대로 정부가 의도를 가지고 특별히 지원한 문화인이나 문화 콘텐츠를 일컫는 화이트리스트 작품으로 떠오르며 공분을 샀다. 그는 "지난해 우리 영화에 대한 논란이 컸다. 근거 없는, 사실이 아닌 보도가 많이 됐다. 당시 '출국' 후반 작업 중이었는데 어떤 날은 마음이 너무 아팠고 어떤 날은 기운이 없었다. 그런 날이 부지기수였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이 영화에 참여한 수 많은 배우, 제작진의 노력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영화를 영화로 봐주길 원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출국'은 이범수, 연우진, 박혁권, 박주미, 이현정, 이종혁 등이 가세했고 노규엽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4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