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KT를 잡아냈다. 예상 외의 승리.
삼성은 16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5GX SKT 남자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KT를 73대64로 눌렀다.
시종 일관 삼성의 리드. KT는 부상 변수를 이겨내면서 좋은 경기를 펼치던 상황. 반면 삼성은 여전히 기복이 심했다.
때문에 KT의 승리 예상이 많았던 경기. 하지만, 실전은 달랐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일단 삼성 주전 센터 유진 펠프스(26득점)의 존재감이었다. KT는 골밑 수비가 허점이다. 마커스 랜드리가 너무나 잘해주고 있다. 그러나 랜드리의 골밑 수비는 좋지 않다. 그렇다고 대형 토종 센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KT의 약점을 그동안 강력한 더블팀과 트랜지션, 그리고 효율적 외곽포로 커버했다. 랜드리의 영리한 공수의 골밑 활약도 있었다.
하지만, 펠프스는 달랐다. KT가 할 수 있는 수비. 더블팀을 정확하게 뚫었다. 기본적으로 볼 키핑 능력이 너무 뛰어났다. 2~3명이 붙어도 몸으로 공간을 만들면서 공을 끝까지 림으로 끌고 갔다. 확률높은 골밑 슛을 넣었다.
안정적인 골밑 공격. KT에게는 부담이었다. 물론, KT도 반격을 시도했다. KT의 강점 중 하나는 뛰어난 공격 조직력이다. 랜드리와 김영환 양홍석을 중심으로 미스매치를 공략. 외곽 수비에 틈이 보이면 기민한 패스워크로 효율적 3점슛을 넣었다. 하지만 전반 KT는 단 하나의 3점슛도 넣지 못했다. 10개가 모두 불발. 삼성의 외곽 활동력이 괜찮은 부분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단순한 1대1 공격에 의한 3점슛 시도가 많았다. 자연스럽게 3점슛 성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전반은 삼성의 34-28, 6점 차의 리드.
3쿼터 KT에 악재가 터졌다. 랜드리의 잇단 반칙으로 파울트러블(4반칙)에 걸렸다. 벤치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단신 외곽인 선수 쉐인 깁슨을 투입할 수도 없었다. 탄도가 낮은 3점슛이 부정확한데다, 조직적 수비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펠프스는 KT 골밑을 초토화시켰다. 12점을 폭발시켰다. 김현민과 양홍석 김영환까지 붙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대로 밀고 들어가며 골밑슛을 성공시키거나, 파울을 얻어냈다. 볼 키핑 능력이 뛰어나, 스틸도 당하지 않았다.
점수는 점점 벌어졌다. 반면, KT는 3점슛이 여전히 들어가지 않았다. 사실 농구계 속설 중 하나가 '3점슛은 평균이 나온다. 전반에 들어가지 않으면 후반에 터진다'는 얘기가 있다. KT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었다.
3쿼터에도 9개 시도 1개만 성공시켰다. 마찬가지 이유였다. KT가 효율적 3점슛을 터뜨릴 수 있는 이유. 많은 활동력에 의한 오픈 찬스를 만들고, 적재적소의 패싱으로 3점슛 성공률을 극대화시키기 때문. 그런데, 이날은 그런 움직임이 상당히 부족했다. 반면 삼성은 펠프스가 KT의 골밑을 뚫자, 집중견제가 들어왔다. 이 틈을 문태영(23득점)이 이용했다. 결국 점수 차는 걷잡을 수 없이 벌어졌다. 19점 차까지 벌어지면서 사실상 승패는 결정.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