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마땅한 경쟁자가 안보인다. 조쉬 린드블럼의 MVP(최우수선수) 독주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두산 베어스 린드블럼의 승리 행진에 흔들림은 없다. 1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한 린드블럼은 6이닝 7안타(2홈런) 3탈삼진 2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이닝 소화가 6⅓이닝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히 만족스러운 기록은 아니다. 하지만 운이 따랐다. 두산 타선이 1회부터 6점을 뽑아주며 린드블럼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줬고, 주 2회 등판인만큼 무리하지 않고 일찍 물러났다.
4관왕을 노리는 린드블럼은 이날 등판을 마치고도 4개 부문 선두를 굳게 지켜냈다. 18승1패로 2위 앙헬 산체스(15승)보다 3승이나 더 멀리 달아났고, 1.95로 여전히 리그 유일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승률(0.947)과 탈삼진(142개)에서도 1위다. 이중 가장 경쟁자들이 근접해있는 부문은 탈삼진이다. 2위인 SK 와이번스 김광현(138개)과 차이가 크지 않다. 그러나 아직 등판 기회가 여러 차례 남아있는만큼 현재까지 1위를 지키고있는 린드블럼이 가장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설령 4관왕을 하지 못하더라도,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정규 시즌 MVP 후보는 린드블럼이다. 마땅한 경쟁자가 없다. 투고타저가 이어지는 올 시즌 판세를 살펴보면, 확실히 타자들보다 투수들이 두드러진다.
타자 중에서는 최 정이나 제이미 로맥(이상 SK), 제리 샌즈(키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처럼 꾸준하게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지만, 현재까지의 임팩트를 놓고 봤을 때 투수들에게 상대적으로 밀린다. 투수 경쟁자 중에서도 린드블럼을 넘어설 수 있는 선수는 없다. 팀 성적 기여도는 물론이고 개인 성적까지 고루 좋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4관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한 사례는 2011년 윤석민(KIA)다. 당시 윤석민도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 1위로 4관왕을 차지하면서 정규 시즌 MVP를 탔다. 외국인 투수 가운데는 단연 최초다.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와 2016년 더스틴 니퍼트(두산)가 22승을 거두며 MVP를 수상했지만, 그들은 투수 3관왕이었다.
과연 린드블럼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현재까지는 전망이 밝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