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연봉에 맞는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여자프로농구는 2013년부터 선수단 연봉이 총액 12억원을 넘지 못했는데, 그 액수가 14억원으로 인상됐다.
선수들이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된 건 반길만한 일이다. 안그래도 운동을 하는 어린 꿈나무들이 갈수록 줄어 선수 수급이 어려운 가운데, 프로 선수들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어린 선수들이 꿈을 키울 수 있다. 여자프로농구는 박지수(청주 KB스타즈)가 3억원의 연봉으로 '연봉 퀸' 자리에 올라있다. 하지만 남자프로농구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하지만 프로로서 많은 연봉을 받는만큼 책임감 있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 최근 여자프로농구를 보면 경기력에서 한숨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노마크인데도 슛이 림을 벗어나는 일은 다반사고, 노마크 에어볼도 속출한다. 어떤 경기는 실책 퍼레이드를 보여준다. 프로 경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경기력이 떨어지는 장면들이 속출한다.
그럼에도 선수들의 연봉은 떨어지지 않는다.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여자프로농구는 남자프로농구와 비교하면 선수 순환이 부족하다. 에어볼을 날려도, 경험 있는 주전급 선수가 백업 선수들보다 낫다는 생각이 지도자들 사이에 존재한다. 새로운 얼굴이 나오지 않고, 주축 선수들은 늘 정해져 있다. 주전 선수와 백업 선수의 실력 격차가 크다보니, 주전 의존도가 심해진다.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 뛰지 못하니, 그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더해지기 마련이다.
전주원, 박정은, 변연하, 이미선 등이 선수로 뛰던 게 불과 몇년 전이다. 그 때까지만 해도 여자프로농구가 지금처럼의 비아냥을 듣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황금 세대들이 은퇴를 하고 나서 그 뒤를 이을만한 확실한 스타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다. 스타가 있어야 프로로서 발전이 가능하다.
연봉이 오를수록, 개인 기술을 연마하고 발전하려는 선수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이는 선수들 뿐 아니라, 지도자들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오로지 승리에만 집착해 개인 발전을 막는 농구에만 혈안이 돼있는 건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