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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친 후회, 냉정한 채찍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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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공인구 반발력 감소라는 복병에 발목이 잡혔다. 송광민은 시즌 뒤 FA 재계약을 맺고 다시 독수리군단 유니폼을 입었지만, 2019시즌 기록은 타율 2할6푼4리, 7홈런 51타점, 출루율 2할9푼8리, 장타율 3할5푼7리에 그쳤다. 데뷔 후 14시즌 간 풀타임 시즌 기록을 놓고 보면 '커리어 로우'라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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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찾은 초심, 스스로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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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야구 후배들의 열정도 송광민의 초심을 깨웠다. 그는 비활동기간 모교인 공주고에서 몸을 만들었다. 송광민은 "졸업 후 처음으로 찾아갔다. 요즘 어린 친구들의 세태가 달라졌다는 말이 있지만, 야구를 대하는 자세만큼은 예전과 다름없이 진지하고 열정이 넘쳤다"며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 싶었다. 진지한 눈빛으로 질문을 던질 때마다 나 자신도 진지해지더라"고 밝혔다. 그는 "예전에 후배들이 웃으며 고민을 털어놓을 때도 속은 진지했을 텐데, 나는 그걸 못 느끼고 툭 던지곤 했다"며 "(선수로서) 늦은 나이에 비로소 뭔가를 느끼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년 스프링캠프 때마다 '뭔가 얻어가자'는 생각을 했는데, 올 시즌은 마음가짐이 남다르다"며 "이제 내가 야구를 할 수 있는 날이 손에 꼽히지 않나. 그동안 가벼웠던 면은 자제하고 진지한 마음으로 캠프에 임하고 있다. 나 자신과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송광민은 '비울 때 비로소 평온해진다'는 말을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체감하고 있다. 스스로 "값진 FA를 앞두고 무엇과도 맞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했다. 그때의 바보 같은 잘못을 통해 시련을 겪었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들의 밑바탕을 얻었다"고 강조할 정도. 송광민은 한화 스프링캠프에서 주장 이용규를 비롯한 베테랑들과 함께 선수단 분위기를 이끄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송광민은 "(이)용규가 주장 역할을 너무 잘해주고 있다"며 "고참으로 팀에 보답하기 위해선 최대한 많이 이기고 가을야구에 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긍정 에너지를 후배들에게 남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정규시즌) 144경기를 다 나서면 좋겠지만, 기회 주어진다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환희와 눈물을 경험했던 지난 2년이었다. 2020시즌에 돌입하는 독수리군단은 비상의 날개를 펴고 다시금 하늘 위를 날아오르는 꿈을 꾸고 있다. 야구 인생 끝자락이 머지 않은 송광민의 꿈과도 맞닿아 있다. 송광민은 "이제 우리도 우승 한번 해야 되지 않겠나. 가을야구는 가는 팀만 가는 게 아니다. 우리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며 "말로만 잘하겠다는 게 벌써 몇 년째인가. 선수단 전원이 어느 때 보다 더 진지하게 훈련 중이다. 행동과 결과로 응원해주신 팬들께 보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