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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는 엑스엘게임즈가 발행하는 신주와 함께 송재경 대표가 가진 구주 등을 인수하는데 1180억9218만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전문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는 검증된 IP와 개발력을 확보하게 됐고, 엑스엘게임즈는 자금을 확보해 개발에만 매진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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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M&A는 두 회사가 합치는 이상의 상징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엑스엘게임즈는 '바람의 나라', '리니지' 등을 개발한 한국의 대표 개발자 송재경 대표가 지난 2003년 설립한 게임사로, 2013년 출시한 온라인 MMORPG '아키에이지'는 그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그리고 지난해 출시한 모바일 MMORPG '달빛조각사'로 최우수상을 각각 수상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15년 남궁훈 대표가 창업한 개발사 엔진이 모태가 돼 카카오로부터 투자를 받은 후 그해 12월 다음게임과 합병을 통해 2016년 4월 통합법인 카카오게임즈로 출범했다. 이후 2017년 11월 카카오의 게임 사업부문을 합쳐 현재의 개발, 퍼블리싱, 플랫폼을 함께 가진 종합 게임사로 성장했다. 즉 17년의 구력을 가진 전통의 게임 개발사를 만 5년째에 접어드는 퍼블리싱과 플랫폼 사업에 특화된 신생 게임사가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인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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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출시한지 7년을 맞는 '아키에이지'는 초반보다는 분명 줄었지만 여전히 국내와 글로벌 64개국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이미 국내외에 다수의 계약을 할 정도로 검증된 게임으로 향후 확장성에 대한 잠재력이 엄청난 IP라 할 수 있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게임사들이 인기 IP를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귀하디 귀한' IP라는 점이다. 여기에 송재경과 김민수로 이어지는 네임드 개발자 인력풀을 그대로 확보하게 되면서, 이후에도 확실한 개발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은 것은 엄청난 가치 창출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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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엑스엘게임즈가 잠재력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다. 무엇보다 엑스엘게임즈 지분이 매물로 나왔을 때 여기에 베팅할 국내외 게임사들이 카카오게임즈 외에는 거의 없었던 것이 이유라 할 수 있다. 지난해 넥슨 인수에 열을 올렸던 넷마블은 렌탈업계의 선두주자인 코웨이를 인수하면서 이미 거액을 투자했고, 넥슨은 지난해 지분 매각 실패 이후 내부 개발작과 개발 인력에 대한 정리를 하는 와중이라 외부 투자에 눈을 돌릴 여력이 없었다. 엔씨소프트는 자체 보유한 MMORPG IP를 모바일게임으로 만드는데 공을 들이고 있고 이미 이 전략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어 굳이 외부 IP를 확보하는데 관심이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자본력을 가지고 있는 대형 게임사들이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다보니, 공급자인 엑스엘게임즈 보다는 수요자인 카카오게임즈 우위의 시장이 형성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의 한 임원은 "보통 인수합병이 발생했을 경우 피인수 회사는 투자금으로 실망감이 클 내부 직원들을 달래는 위로금 등을 지급하며 달래는 경우가 꽤 있는데, 엑스엘게임즈는 유입된 자금으로 개발 자금으로 사용해야 해서 그렇게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형 게임사들의 극소수 게임만 성공을 거두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게임 산업에 대한 외부의 투자 유인이 계속 감소하는 상황이 이번 딜에 반영된 것 같아 상당히 아쉽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