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관객은 발길을 끓고 신작은 언제 개봉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극장의 상황은 처참하기만 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2월 28일~3월 1일) 극장을 찾은 관객수는 고작 37만4694명이다. 이는 영진위의 통합전산망 집계 시스템이 구축된 이레로 최저 주말 관객수다.
2월 말에는 평일 주말관객수가 7만 명대까지 떨어졌다. 올해 2월 전국 극장 관객수(734만7078명)는 16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2월뿐 아니라 역대 월별 전체 기준으로 봐도 733만명을 모은 2008년 4월 이후 11년 10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 매출액 역시 620억9456만원으로 606억원을 벌어들인 2009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극장 관계자들은 "극장이 유례없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메르스 사태와 비교할 수 없을 수 업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정부가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올리면서 단체 및 외부 활동 자제를 요청함에 따라 메르스보다 코로나19 사태의 관객수 및 매출 감소 폭이 3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관객수가 급감하면서 현재 상영 중인 영화들은 손익분기점도 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개봉을 일주일 미뤘다가 확신 및 장기화에 따라 더욱 큰 타격을 입게 된 정우성·전도연 주연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개봉 3주차에도 누적관객수 50만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결백', '사냥의 시간', '콜', '침입자', '기생충: 흑백판', '후쿠오카', '이장', '나는 보리', '주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등 개봉 예정작들은 줄줄이 시사회를 취소하고 개봉을 연기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 개봉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나마 개봉 연기 결정이라도 할 수 있었던 영화들은 다행이다. 전 세계 동시 개봉 스케줄에 맞춰야 하는 '인비저블맨' 등 몇몇 외화와 이미 홍보 마케팅 비용을 초과해 추가적인 예산을 확보하기 힘든 독립·예술영화는 울며 겨자를 먹는 마음으로 개봉했다.
일정을 연기를 할 수 없는 몇몇 영화들이 한두 편씩 개봉하고 있긴 하지만 극장 입장에서는 신작도 관객도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 이미 개봉한 영화들이 장기 상영이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비롯해 '인비저블맨', '1917' '정직한 후보', '작은 아씨들', '젠틀맨' 등이다. 극장 측에 따르면 이미 상영이 끝낸 영화를 다시 걸 수도 없으며 사회 분위기상 새로운 기획전이나 특별전 등을 추진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 극장이 할 수 있는 선택은 상영 회차를 줄이는 것뿐이다. 극장은 조조 및 심야 상영 회차를 대폭 줄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대구 지역 내 멀티플렉스인 CGV 및 예술독립영화 전용 극장인 오오극장, 동성아트홀이 모두 휴관에 들어갔다. 대구뿐만 아니다. 전주 디지털독립영화관, 서울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 파주 영상도서관 등 멀티플렉스보다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전국의 소규모의 예술독립영화 전용극장 등도 휴관을 결정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