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호물로가 2위? 당연하지.'
부산 아이파크 축구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선수는 누굴까? 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지표가 나왔다.
이른바 '유니폼 셀럽'이다. 부산 팬들이 부산 아이파크의 기념 유니폼을 구입할 때 어떤 선수의 이름이 새겨진 것을 선호하느냐를 살펴본 것이다.
부산 구단은 '유니폼 세일 랭킹 7'을 공개했다. 부산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유니폼의 선수를 순위로 집계한 것으로 지난 2월 25일부터 3월 1일까지 프리오더 기간 동안 주문자 수를 기준으로 했다.
올시즌 K리그1로 복귀한 경사를 기념해 흥미삼아 뽑아봤는데 결과도 흥미로웠다.
부산 구단 발표에 따르면 1위는 이동준(23)이었다. 전체 선수 가운데 29%의 주문량을 기록했다. 기존의 유명인사 이정협 김문환(이상 11%), 박종우(7%) 등 선배들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인기 척도에서 이정협-김문환에 이어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예고한 셈이다. 이유있는 1위다. 이동준은 지난해 특유의 저돌적인 플레이로 '젊은 피'의 전형을 보여주며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2019년 시즌 13골-7도움을 기록하면서 부산이 5년 만에 K리그1에 복귀하는 데 일등공신이 됐고, K리그2 MVP까지 차지했다.
지난 1월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는 중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극장골을 터뜨리는 등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부산의 자존심을 드높였다.
이동준의 강세 속에 남다르게 눈길을 끄는 선수가 있다. 외국인 선수 호물로(25)다. 호물로는 이번 조사에서 15%의 주문량을 기록, 이동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선수가 국내 스타급 선수들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는 것부터 흔한 일이 아니다. 지난 2017년 임대 선수로 부산에 입단한 지 3시즌 만에 가장 사랑받는 선수 반열에 오른 것이다.
지난해 K리그2 '베스트11'에 올랐던 호물로는 기량만으로 사랑받는 게 아니다. 경기 외적인 행보에서도 부산팬들에게 '이쁜짓'만 골라서 하는 재간둥이다.
한국 국적으로 귀화할 생각도 갖고 있다는 호물로는 자칭 '부산 사나이'라며 부산 구단 말고는 다른 팀에서 뛰는 걸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경기 중 골을 넣은 뒤 중계 카메라를 향해 한국어로 "마! 이게 부산이다"라고 외치고, 1부리그 승격 확정 뒤에는 확성기를 들고 관중석 응원을 이끌어 화제에 오르는 등 유창한 한국말로 팬들과 소통한다.
자신의 SNS에 딸을 '한국 소녀(Korean girl)'라고 소개할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무척 강해 '최물로'라는 별칭도 얻었다. '최물로'는 과거 최만희 대표-최윤겸 감독 시절 생긴 것으로 최씨 성을 땄다고 한다. 이런 호물로를 부산 팬들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부산 구단 관계자는 "호물로를 스쳐 지나가는 외국인 용병이 아니라 부산 친구-형-동생으로 생각하는 팬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웃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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