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의 행동 하나가 팬들을 감동시켰다.
8일 올드 트라포드에서 열린 2019~2020시즌 두 번째 맨체스터 더비(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앤서니 마샬의 골로 1-0 앞서던 맨유의 스콧 맥토미니가 후반 추가시간 승리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을 터뜨렸다. 터치라인 부근에 서있던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은 그 순간 관중석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양 손을 눈썹 위에 댄 채 관중석 윗쪽의 한 지점을 한참동안 응시했다. 그 뒤 환한 미소를 지으며 꽉 쥔 주먹을 흔들었다. '누군가'와 감정을 공유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누군가'가 과연 누구일까. 솔샤르 감독이 직접 밝히진 않았지만, 영국 매체 '데일리 스타'의 기사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이 매체는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 카메라에 찍힌 솔샤르는 동상처럼 서서 그의 뒷편 스탠드에 있는 퍼기 쪽을 바라봤다'고 했다. '퍼기'는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의 애칭이다. 솔샤르 감독은 퍼거슨 전 감독이 아끼던 맨유 제자 중 하나였다.
방송 카메라는 소년처럼 해맑게 웃는 퍼거슨 전 감독도 잡았다. 퍼거슨 전 감독은 이날 전까지 단일시즌 맨체스터 더비 2연승을 달성한 마지막 맨유 감독이었다. 맨시티의 시대가 열리기 전인 2009~2010시즌 맨체스터를 지배했다. 맨유는 그로부터 더블이 나올 때까지 꼬박 10년을 기다렸다.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스 판 할, 무리뉴도 아닌 대행으로 맨유 감독직을 시작한 솔샤르 감독이 해냈다.
'데일리 스타'는 이 장면을 접한 몇몇 맨유 팬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한 팬은 SNS를 통해 "올레(솔샤르 감독)가 맥토미니 골 터지고 SAF(알렉스 퍼거슨 경) 바라본 거, 실화?!"라며 놀라워했다. 다른 팬은 크게 감동한듯 "올레의 행동은 내가 한동안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웠다"고 했고, "퍼기의 반응을 보고 있는 솔샤르를 보고 있노라니, 심장이 녹는다"고 말하는 팬도 있었다. 관중석에서 함박웃음을 짓는 퍼거슨 전 감독을 지켜본 한 팬은 "자랑스러운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 같다"고 감상평을 남겼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