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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나우 전략 속 감춰진 불안요소' 전북, 결국 키는 모라이스가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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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전북 현대의 올 겨울도 어김없이 뜨거웠다.

생각보다 리빌딩의 폭이 컸다. 일단 로페즈, 호사, 티아고, 이비니 등 외인 4명이 모두 나갔다. 군입대한 권경원 문선민을 비롯해 신형민 김승대 최영준 고무열 임선영 한승규 등도 팀을 떠났다. 대신 '2019년 K리그 MVP' 김보경을 필두로 쿠니모토, 무릴로, 벨트비크, 오반석 이수빈 홍정호 구자룡 등을 더했다. 지난 시즌 이상의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북이 올 시즌에도 다시 폭풍 영입을 이어간 이유는 하나, 우승을 위해서다. 지난 시즌 내내 울산에 밀린 전북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가까스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항상 1순위 목표인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16강에서 탈락했다. 전북은 절치부심, 다시 한번 최강 전력 구축에 나섰다. 지난 시즌 부임한 조제 모라이스 감독에 대한 확실한 지원에 나섰다. 보다 압도적인 리그 우승, 그리고 4년만의 아시아 정상을 위해 다시 지갑을 열었다.

이를 위해 커리어의 정점에 있는 선수들을 대거 더했다. 사실 김보경 홍정호 등은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전북이 이들을 설득한 무기는 진정성, 그리고 장기계약이었다. 해외만큼 통 큰 제안을 하지 못했지만, 보다 안정적인 환경을 약속했다. 물론 몸값도 K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이제 슬슬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분명 달콤한 제안이었다.

전북은 최고의 선수들이 가득한, 의심의 여지 없는 최고의 팀이지만, 불안요소도 있다. 핵심 선수들의 나이가 너무 많다. 대다수가 30대다. 이들을 장기계약으로 묶은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모두 고액 연봉자다. 물론 40대에도 활약을 펼치는 이동국 같은 특이 케이스도 있지만, 30대가 넘어서면 1년이 다른게 사실이다. 유럽 빅클럽이 30세가 넘은 선수들과 재계약 할때 1년 단위로 제시하는 이유기도 하다.

전북은 당장 승리를 노리는 '윈나우' 전략을 택했다. 기대만큼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다면, 이후 부담은 줄어들게 된다. 반대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부담은 커진다. 스쿼드 연령은 더 올라가고, 연봉총액은 높아진다. 처분하자니 몸값이 너무 비싼 선수들이다. 그만큼 눈 앞의 승리가 중요하다.

그래서 모라이스 감독의 역할이 필요하다. 재료는 갖춰진만큼, 이를 요리하는 셰프의 능력이 절실하다. 지난 시즌 우승에도 불구하고, 모라이스 감독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모라이스 감독 입맛에 맞는 선수들로 스쿼드를 재편했음에도, 초반 두 경기에서 그만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과 역시 잡지 못했다. 물론 시즌 초반이고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전북이 원하는 그림은 아니다. 역대급 스쿼드 속 감춰진 전북의 문제, 결국 성패는 모라이스 감독에게 달려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