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애리로 단련된 그의 연기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가는 캐릭터들을 만나면서 더욱 그 강도가 높아졌다.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단면을 투영한 '자이언트'의 유경옥에 이어, 모략과 음모의 정점에 서 있는 '샐러리맨 초한지'의 모가비까지. 웬만한 연기력이 아니고는 아무나 소화할 수 없는 인물을 맡아 완벽히 표현해냈다. 또, 그는 '어셈블리', '굿 와이프'를 통해 국회의원, 로펌 대표 등을 연기하며 성의 경계를 허문 캐릭터로 대중을 만났다. 누구의 아내, 엄마가 아닌 오롯이 그 역할 자체로 극을 이끌어 나가는 인물들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젠더리스의 표본이 됐다.
Advertisement
'아내의 유혹'부터 'SKY 캐슬'까지 김서형은 주로 악역 혹은 그 경계이거나 세고 강한 캐릭터의 카테고리에 국한되어 대중을 만나왔다. 그러나 이제 김서형은 '아무도 모른다'로 자신의 색깔을 완전히 바꿨다. 지금까지 해 왔던 센 이미지를 벗고 감성과 공감을 장착한 차영진으로 변신에 성공한 것. 김서형은 냉정한 형사의 겉모습에 누구보다 감성적이고 상대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는 역할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특히 상대방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캐릭터를 따스한 감성에 친구의 죽음과 사고를 안타까워하며 때로 자책하기도 하는 절절한 감정까지 그동안 그에게서 쉽사리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면면을 선사하는 중이다.
Advertisement
늘 대중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제작진이 바란 것 보다 한 수 위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낸 그다. 많은 작품들이 김서형을 그저 강하고 센 캐릭터로 소비했던 경향도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 절절한 멜로의 주인공도,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도 못해낼 이유가 없다. 수 년간을 담금질해 김서형이라는 장르를 만들어 낸 그가 아닌가. 총천연색의 얼굴을 스스로 증명해낸 김서형이 하루 빨리 멜로에 도전할 날을 기다려본다.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