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2루수 안치홍의 방망이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스프링캠프와 청백전 초반 난조를 보이며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으나, 회를 거듭할수록 빠르게 타격감을 찾아가고 있다. FA 계약 첫 시즌 빠르게 적응하면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안치홍의 모습에 롯데의 기대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장타 생산력이 돋보인다. 안치홍의 타구가 담장을 넘기는 장면이 잦아지고 있다. 3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투런포, 10일 부산 사직구장 청백전에서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두 개의 홈런 모두 롯데의 '안경에이스' 박세웅에게 뽑아낸 게 이채롭다. 안치홍은 홈런 외에도 특유의 간결한 스윙을 살리면서 타구의 질도 상승했다는 평가. 벌크업에 치중하다 밸런스가 무너졌고, 시즌 초반부터 고전했던 지난 시즌의 기억이 좋은 교훈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치홍은 지난해 공인구 반발력 저하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 선수다. 2018시즌 5할6푼3리에 달하던 장타율이 지난해 4할1푼2리로 급락했다. 홈런(23개→5개)뿐만 아니라 안타(169개→114개)까지 크게 줄어들었다. FA 취득을 앞둔 시즌에서의 부진은 롯데 유니폼을 입은 안치홍의 활약에 대한 물음표를 붙일 만한 요소였다. 하지만 안치홍은 주변의 우려가 기우였음을 빠르게 증명하고 있다. 롯데가 타격 못지않게 기대했던 2루 수비도 탄탄함을 과시하며 유격수 딕슨 마차도와의 '명품 키스톤'을 예고하고 있다.
안치홍의 타격 상승세는 롯데 중심 타선이 그만큼 두터워짐을 의미한다. 안치홍 가세 전에도 롯데의 중심 타선은 민병헌, 손아섭, 전준우, 이대호 등 3할 타자들이 즐비했다. 테이블세터 유형으로 꼽히는 민병헌, 손아섭도 만만치 않은 펀치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에 맞춘 팔색조 타선 구성이 가능했다. 중심 타선 뿐만 아니라 '강한 2번' 역할까지 수행 가능한 안치홍이 추가되면서 타순의 무게와 다양성은 더 커지게 됐다. 새 시즌을 바라보는 롯데 허문회 감독의 '즐거운 고민'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