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허삼영 감독은 냉철한 전략가다.
청백전을 마친 일성은 "컨디션 좋은 선수가 출전할 것"이었다. 이름 값 보다 오직 현재 컨디션을 보고 선수를 쓰겠다는 뜻. 파격 기용도 충분히 예상된다. 미리 정해두는 건 좀처럼 없다.
하지만 이런 허 감독도 깊은 신뢰를 보이는 선수가 있다. 베테랑 불펜 우규민이다. 큰 고민 없이 시즌 초 라이온즈 마무리 투수로 낙점했다.
허 감독은 21일 시작되는 연습경기에 앞서 시즌 초 마무리 구상에 대해 "아마 (우)규민이가 맡게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겨우내 불펜진이 대폭 강화됐다. 정점에는 '끝판왕' 오승환의 복귀가 있다. 좌완 파이어볼러 노성호도 가세해 임현준 홀로 고군분투했던 좌완 불펜진에 힘을 보탰다. 든든한 베테랑 셋업맨 우규민과 장필준이 버티고 있고, 지난해 활약했던 우완 이승현과 최지광도 한 뼘 성장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양창섭과 파이어볼러 김윤수, 홍정우도 불펜 뎁스를 강화해줄 후보다.
딱 하나 걱정이 있다. 시즌 초 오승환이 없다. 개막 후 30경기가 지나야 출전 가능하다. 6월 초·중순까지 '끝판왕' 없이 불펜을 꾸려야 한다.
오승환 자리를 지킬 후보에 대해 관심이 모아졌다. 오키나와 캠프 당시 허 감독은 "불펜에서 누구든 컨디션 좋은 투수가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며 신중한 입장을 비쳤다. 때문에 경험 많은 우규민-장필준 더블 스토퍼 체제가 예상됐다.
하지만 귀국 후 한달 여 청백전을 진행하면서 허 감독은 우규민 마무리 체제로 마음을 굳혔다.
안전한 선택이다. 전문 마무리를 포함, 산전수전 다 겪은 선수인데다 올 겨울 철저한 자기 관리로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높다. 우규민은 허리 통증을 털고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다. 이번 겨울에는 일찌감치 몸 만들기에 나섰다. 꾸준한 노력으로 오키나와부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귀국 후 청백전 4경기에서 4이닝 동안 3안타와 4사구 2개, 4탈삼진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 0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13일 청백전에서는 18개의 공 모두를 변화구로 던지는 테스트 속에서도 탈삼진 3개를 잡아내 눈길을 끌었다.
우규민은 "몸 상태는 좋다. 올 시즌 불확실한 일정에 맞춰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철저한 준비를 다짐했다.
시즌 초 삼성의 뒷문을 지킬 우규민은 6월 오승환 복귀 후에는 장필준과 함께 셋업맨으로 돌아가 삼성의 불펜 재건의 선봉에 설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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