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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 비하인드]키움 박병호가 밝힌 '결승 투런' 심경 "땅볼 노렸는데 홈런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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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전진 수비를 안하길래 내야 땅볼을 친다는 느낌으로 변화구만 노렸는데 홈런이 됐다."

치열했던 승부의 끝은 박병호의 한 방이었다. 키움은 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전에서 박병호의 결승 투런을 앞세워 5대3으로 승리했다.

박병호는 이날 3대3으로 맞선 7회 무사 3루에 등장, 바뀐 투수인 사이드암 신정락을 상대했다. 힘있는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갖춘 까다로운 투수다. 하지만 박병호는 볼카운트 1-2에서 신정락의 바깥쪽 124㎞ 슬라이더를 통타, 130m 비거리의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승부를 결정지은 한방이었다.

박병호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2연승하고 어제 져서 분위기가 좀 처졌다. 오늘도 3대0에서 동점이 되서 기분이 좀 그랬다. 홈런 한방으로 다 같이 웃으면서 끝낼 수 있어 좋은 하루"라며 밝게 미소지었다.

이어 "상대가 신정락이라 솔직히 자신은 없었다. 오늘 공이 좋더라. 무사 3루인데도 내야수들이 전진을 안하길래 어떻게든 굴려서 3루주자를 불러들인다는 생각 뿐이었다"면서 "홈런 치기 전 공이 몸쪽이었는데 잘 커트가 됐고, 그 다음엔 코스보다는 변화구만 노렸다. 무사 3루라서 나 아니어도 다음 타자가 있으니까 좀더 과감하게 쳤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키움은 이정후와 박병호가 2홈런 5타점을 합작했다. 이정후는 홈런과 3루타, 단타, 볼넷 1개를 얻어내며 사이클링 히트에 준하는 활약을 펼쳤다. 박병호는 5회 1타점 적시타에 이어 7회 투런포까지 터뜨리며 한화의 집요한 추격을 좌절시켰다.

박병호는 손목 부상을 관리하며 올시즌에 임하고 있다. 박병호는 '이승엽의 7년 연속 30홈런 기록을 의식하나'라는 질문에 "손목 부상 때문에 매년 많은 경기를 나가지 못하고 있다. 꾸준히 관리해야하는 종류의 부상이다. 우선 부상 방지에 신경쓰는 게 첫번째"라며 "이제 시즌 4번째 경기일 뿐이다. 오늘의 좋은 기분을 잘 간직해서 내일도 잘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홈런왕 0순위'라는 말에도 "매경기 최선을 다할 뿐 그런 생각은 안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팀당 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지난해와 달리 올시즌에는 다시 홈런이 쏟아지는 양상이다. 박병호는 "올시즌엔 선수들이 준비를 잘한 것 같다. 생각보다는 타구가 잘 나가는 것 같다"면서 "저도 예년보다 타격 포인트를 앞으로 당기려고 노력중이다. 더 앞에서 쳐야 좋은 타구가 나올 것 같다"는 자체 분석을 곁들였다. 늦어진 시즌에 대해서는 "날씨의 영향은 크게 없는 것 같다. 투수와 타자 모두 동일선상에서 시즌을 치르고 있다고 생각하다"고 덧붙였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