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과 함께 K리그2도 기지개를 켰다. 승격을 노리는 도전자들의 면면이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해, K리그1 이상의 꿀잼을 선사할 것이라는 K리그2. 그 중에서도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빅3' 제주-대전-경남의 경기력에 눈길이 쏠렸다. 뚜껑을 열어보니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아직 우승후보에 걸맞는 경기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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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랜드와의 첫 경기에서는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1대1 무승부, 결과도 결과였지만 내용이 좋지 않았다. 비디오판독(VAR)이 아니었다면 패할 수도 있는 경기였다. 가장 아쉬운 점은 상대의 수비적인 전형에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제주는 올 시즌 내내 내려선 팀들을 상대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해법을 보여주지 못했다. 남기일 감독은 전력이 떨어지는 광주, 성남에서 뒤를 지킨 후 역습에 나서는 전술로 재미를 봤지만, '상대를 가둬두고 패는' 전술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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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와 김동준만 보였다. 김동준은 엄청난 선방으로 올 겨울 K리그 최고 이적료의 위엄을 과시했다. 안드레는 말그대로 원맨쇼를 펼쳤다. 대전은 안드레의 돌파와 패스에 의존했다. 파트너 바이오가 부진한 탓도 있었지만, 안드레의 1대1에 너무 기대는 모습이었다. 대전은 개막 전부터 허리 진영에서 창조적인 패스를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우려는 현실이 됐다.
경남은 전남과 득점없이 비겼다. 경남은 새로 부임한 설기현 감독이 '그간 K리그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전술을 쓴다'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설 감독은 4-2-2-2을 앞세워 전남전에 나섰다. 지난 2018년 러시아월드컵 당시 신태용 감독이 플랜A로 삼았던 전술과 유사했다. 정통 스트라이커 대신 활동량이 왕성한 공격수를 전방에 놓고, 중앙으로 좁힌 좌우 미드필더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게 포인트였다. 뒤에서부터 '잘게 썰어가며' 하는 빌드업을 고집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경남은 90분 내내 같은 플랜으로 일관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빌드업을 추구했지만 볼이 너무 뒤에서만 돌았다. 앞에 포진한 4명의 공격수는 포지션 체인지를 의식한 나머지 막상 골을 넣을 수 있는 페널티 박스 내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정작 볼을 점유하고도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경남은 전남전 유효슈팅은 1개에 불과했다.
결국 제리치의 활용법이 키가 될 듯 하다. 경남에서 골을 넣는데 가장 능한 선수는 제리치다. 패싱게임을 강조하는 설 감독식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제리치를 어떻게 녹여낼지가 관건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