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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의심이다. 실제로 홈런이 늘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타고투저 완화를 위해 2019시즌을 앞두고 공인구 반발계수 허용 범위를 0.4134~0.4374에서 0.4034~0.4234로 낮췄다. 결과적으로 효과를 봤다. 지난 시즌 홈런 개수가 총 1014개로 2017시즌 1547개, 2018시즌 1756개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장타율도 2018시즌 0.450에 비해 지난해 0.385로 두드러지게 줄었다. 올 시즌은 아직 시즌 극초반에 불과하지만, 확실히 뭔가 다르다. 기록도 이야기 해준다. 13일까지 KBO리그의 올 시즌 경기당 홈런은 2.22개. 지난 시즌 1.41개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이다. 13일 전국 5개 구장에서 펼쳐진 KBO리그 경기에서만 총 9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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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결과를 통해 수치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심은 계속되고 있다. 혹시 공인구를 구성하는 요소 중 가죽이나 내용물에 차이가 있거나, 허용되는 반발 계수 범위 중 가장 높은 수치로 통과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KBO도 공인구가 궁금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KBO는 개막 초반 장타율이 증가하자, 제조사에 의뢰해 무작위로 고른 공을 직접 해체해봤다. 하나하나 뜯어보고, 지난해와 차이점을 비교했지만 전혀 이상이 없었다. 오히려 검사상으로는 지난해 쓰던 공보다 더 완벽에 가까웠다. 한 KBO 관계자는 "반발계수를 비롯한 전반적인 수치가 원래 목표로 설정해 둔 값의 정 가운데, 그러니까 가장 이상적인 수치에 가깝게 만들어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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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에 문제가 없다면, 홈런이 증가한 원인은 결국 다른 곳에 있다는 뜻이다. 현장에서도 개막 시기, 공인구 적응 문제, 타자들의 기술 향상, 투수들의 컨디션 난조, 심판의 타이트한 스트라이크존 영향 등 여러 가설이 나뉜다. 공이 아닌 다른 영향을 찾자면 가장 설득력을 얻는 가설이 개막 시기 그리고 공인구 적응이다.
이보다 더욱 신빙성이 있는 가설이 바로 '공인구 적응'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박병호와 김재환은 "모든 타자들이 준비를 잘한 것 같다. 다들 공인구에 대해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공인구 대처에 애를 먹은 타자들이 올해 더 많은 준비를 했고, 타격 자체가 새 공인구에 적응을 해 대처법을 확실히 준비했다는 내용이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센트럴리그가 2015시즌을 앞두고 KBO리그처럼 공인구 반발계수를 조정했고, 그 결과 2014시즌 738개였던 홈런이 2015시즌 571개로 대폭 감소했다. 그러나 공인구에 적응한 두번째 시즌인 2016시즌에는 다시 713개로 거의 이전 수치를 회복한 바 있다.
물론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 일시적인 현상인지, 시즌 내내 지금의 기세가 이어질지 판단하기에는 표본이 더 필요하다. 중간 휴식기 없이 11월말까지 경기를 해야하기 때문에 후반기에는 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결국 투수 운용에 대한 현장의 장기적이며 구체적인 계획이 올 시즌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부산=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