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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기강 무너진 SH공사…'조직관리 미흡' 김세용 사장 책임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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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의 조직관리가 미흡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일부 직원의 크고 작은 일탈 행동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차원에서 진행하는 '다세대·다가구 반지하 공간 개선사업'은 출발하기도 전부터 '기생층(기회가 생기는 층)'이란 단어를 사용,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정책 취지와 달리 반지하 거주민들에게 모멸감을 줄 수 있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다. 한 번의 잘못은 실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수가 반복된다면 실수가 아닌 문제가 된다. 일각에서 SH공사가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진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세용 SH공사 사장의 조직 관리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무너진 공직기강을 바로잡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배경에서다.



▶끊이질 않는 '성 비위' 떨어지는 직원 사기

SH공사는 최근 사내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건을 재조사 중이다. 성희롱 사건에 대한 감사실의 '감봉 처분'에 대해 징계처분의 수위가 낮다는 이의가 제기된 탓이다.

14일 SH공사에 따르면 3급 중간 간부 A씨는 지난 3월 여성 부하 직원 B씨는 동료 여직원과 함께 술자리에 불려나갔다. 퇴근 시간 전에 불려나간 술자리에서 B씨는 A씨로부터 성적 수치심이 드는 말을 들어야했다. 3시간 동안 진행된 술자리에서 B씨는 성적 수치심을 줄 수 있는 이야기 외에도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말도 들었다.

B씨는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 근무시간 내 음주 사실 등의 문제를 사내 인사팀에 신고했고, 한 달 가량의 조사가 끝난 지난 4월 SH공사 감사실은 A씨에 대해 감봉 처분을 내렸다. 감봉은 1~3개월간 월 급여의 3분의 1을 삭감하는 것으로 경징계에 속한다. 직장 내 성 비위와 관련해선 중징계가 내려지는 게 일반적이다. SH공사를 산하에 두고 있는 서울시의 경우도 그렇다.

A씨를 신고한 B씨는 "징계 수위가 낮다"며 반발, 이의를 제기했다. 낮은 처분을 두고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과 함께 코로나19 기간 술자리였다는 점 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문제가 됐던 술자리는 3월 첫 번째 주로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시점이다. SH공사는 일반회사가 아닌 공기업으로서 단순 술자리를 넘어 회식이라고 하더라도 자제를 해야 했던 때다.

눈길을 끄는 것은 SH공사의 성 비위 사건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4월 SH공사 고위 간부 C씨는 여직원 3명을 상대로 허리 등에 부적절한 신체 접촉 등의 성추행을 했다. 그는 당시 인사관리와 사내 성평등 교육, 성희롱 예방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직장 내 성추행 교육을 진행한 당사자라는 얘기다. 그는 김세용 사장에게 해당 사안에 대해 문제가 해결됐다는 식의 축소 보고를 했고, 성추행 관련 조사 중에도 회삿돈으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김세용 사장을 비롯해 SH경영진이 조직 관리 문제를 안일하게 대응해 가능했던 일이다. 사건의 발생 원인과 근절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지 않은 것이 공직기강을 무너뜨리고, 직장 내 성 비위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 SH공사가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진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세용 SH공사의 조직 관리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4월 말 '다세대·다가구 반지하 공간 개선사업' 추진 방안 발표 과정에서 '기생층(기회가 생기는 층)'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도 조직 관리가 미흡해 발생한 사례 중 하나다. 다세대·다가구 반지하 공간 개선사업은 반지하 공간에 거주하는 세대를 지상 층으로 옮기고 반지하 공간을 주민 사회간접자본 등 다양한 공간복지시설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취지와 달리 기생층이란 단어는 반지하 거주민에 대한 모멸감을 줄 수 있는 점을 간과했다. SH공사의 기생층 발표 이후 여론은 들끓었고, 사업 발표 2일만에 SH공사는 사과문을 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기생층이란 표현을 떠올린 것같다"며 "LH공사가 행복주택을 광고하며 '너는 (흙수저라) 좋겠다'는 문구를 사용해 논란이 됐던 상황에서 회의를 통해 반지하 거주민들에게 모멸감을 줄 수 있는 단어를 걸러내지 못한 것은 조직원간 '소통 부재'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실적부진·청렴도 평가 하락 '자정 필요'

SH공사는 내부 청렴도 평가가 좋지 못한 공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2019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SH공사는 내부청렴도에서 1~5등급 중 4등급을 받았다. 전년 대비 1단계 내려갔다. 내부청렴도는 인사·예산·업무지시가 투명하고 공정했는지, 조직 내 부패행위가 관행화됐는지 등을 평가하는 지표다. 일부 직원의 일탈 등의 문제가 발생한 데 따른 결과지만 조직 관리 부재에 따른 일부 직원의 문제는 직원 전체 사기저하를 떨어뜨리고 있는 모양새다. 김세용 사장의 책임론이 대두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적도 하락세다. 지난해 SH공사의 매출은 1조3574억원에 그쳤다. 2조1635억원을 기록했던 2018년과 비교하면 37%이상 줄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228억원으로 전년 대비 32억원 가량 줄었다. 매출 감소세와 비교하면 선방했다고 볼 수 있지만 개선과는 거리가 멀다. 당기순이익도 비슷한 모습이다. 지난해 SH공사의 당기순이익은 1094억원으로 2018년 1241억원으로 100억원 이상 감소했다.

SH공사 측은 최근 직원의 성 비위 문제가 회사차원으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일부 직원의 일탈일 뿐 전체 직원의 기강 문제로 비춰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SH공사 관계자는 "최근 성추행 관련 재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재감사를 통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직원을 상대로 꾸준히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을 진행 중에 있고, 필요하면 강사를 초빙하는 등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며 "일부 직원의 일탈 행동이 전체의 문제로 확대, 직원들의 사기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확대해석을 자제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br><br> <br><br>[반론보도]<br><br>"공직기강 무너진 SH공사…'조직관리 미흡' 김세용 사장 책임론 확산" 보도 관련<br><br>

본지는 지난 15일 SH공사에서 최근 발생한 중간간부 성희롱 사건에 대해 감봉처분이라는 경징계를 내리는 등 공직기강이 무너졌고, 김세용 사장의 조직 관리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br><br>


이에 대해SH공사는 이번 성희롱 사건은 현재 징계절차가 진행 중으로 징계수준이 최종 확정되지도 않았으며, 성비위자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에 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SH공사는 조직관련 미흡으로 김세용 사장의 리더십이 휘청거린다는 보도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알려왔습니다<br><br>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br><br><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