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구성윤 합류는 반가운데, 이제 최영은은 못보게 되는 것일까.
대구FC는 지난 주말 깜짝 선수 영입 소식을 발표했다. 일본에서 뛰던 국가대표 골키퍼 구성윤이 팀이 합류하게 된 것이다. 구성윤은 1일 선수단에 합류해 적응 및 훈련에 들어라고, 오는 25일 시작되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선수 등록을 한 후 K리그1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대구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대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또 다른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를 잃었다.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조현우가 울산 현대행을 선택했다. 조현우 공백으로 전력 약화가 불가피했는데, 같은 현역 국가대표 선수가 보강됐으니 대구 입장에서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구성윤은 1m97의 큰 키를 활용한 공중볼 장악 능력이 좋고 반시 신경, 발밑 기술 등을 고루 갖춘 선수다. 그동안 일본에서만 뛰었다. 세레소 오사카 18세 이하 팀을 거쳐 2013년 1군에 데뷔했고, 2015년 콘사도레 삿포로 이적 후 5시즌간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다. J리그에서만 167경기를 소화했다. 2012년부터 연령대별 대표팀에 꾸준하기 발탁됐고, 2015년 처음으로 A대표팀에도 선발됐다. 실력, 경험 등에서 다른 K리그1 주전 골키퍼들에 크게 밀릴 요소가 없다. 약 한 달 가깝게 팀과 리그에 적응할 시간을 갖고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소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K리그1 개막 후 화제의 중심에 선 '고라니' 최영은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구는 조현우의 대체자로 최영은을 지목했다. 비시즌 전지훈련에서 피나는 경쟁을 뚫고 어렵게 주전 자리를 잡았다. 25세로 아직 젊은 나이지만, 파이팅과 의사 소통 능력에서 많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경기 중 선후배 가리지 않고 작전 지시를 위해 고래고래 소리를 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관중이 있었다면 모를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자 고라니 울음 소리같은 최영은의 절규가 축구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처음에는 경기에 방해가 될만큼 시끄럽다고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으나, 젊은 선수가 팀을 위해 열심히 한다는 긍정의 시선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물론, 프로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승리다. 전체적인 경기력에서 아직 덜 성숙한 최영은보다 구성윤을 투입하면 승리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부족한 선수가 커나가는 것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최영은은 그런 매력을 주는 선수였다. 하지만 앞으로 구성윤이 등록되기 전까지 4경기 정도를 더 뛰면 당장 기회가 없을 지도 모른다.
구성윤은 상주 상무 입대를 위해 갑작스럽게 한국 복귀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 입대가 가능하다면, 빠른 시간 안에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구성윤이 떠나면 대구는 또 다시 주전 골키퍼를 구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해야 한다. 최영은이 실망하지 않고 더 많은 준비를 해야할 이유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