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슬라이더가 아주 공격적이다. 눈앞에서 휙하고 사라진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미국 진출 첫해 코로나19라는 큰 산을 만났다. 빅리그 적응과 팀내 경쟁에 바쁘던 차에 시범경기는 중단되고, 혼자 개인 훈련과 자가 격리를 하는 신세가 됐다. 지난 1월말 출국 이후 아내와 유치원에 다니는 딸, 아들과 만나지 못한지도 벌써 4개월째다.
하지만 평생 꿈꿔온 빅리그 진출을 이룬 김광현은 쉽게 좌절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도 막힐까 우려해 귀국 대신 현지 훈련을 선택했다. 그 노력이 조금씩 빛을 보고 있다. 아직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MLBPA)가 합의를 이루진 못했지만, 새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김광현은 팀 동료 애덤 웨인라이트와 캐치볼을 하며 컨디션을 관리해왔다.
4일(한국시각) 지역지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김광현과 웨인라이트, 콜튼 웡, 폴 데용 등 네 선수의 첫 합동 훈련 현장을 전했다. 선수들 외에 불펜 포수와 불펜 코치가 함께 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홈구장인 부시스타디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 훈련을 부분 재개한 상태다. 시간대별로 제한된 선수들이 교대로 경기장을 사용한다. 입장 전에는 발열 여부를 체크하고, 그라운드를 제외한 모든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한다. 불펜피칭이나 타격 훈련 때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한다.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오는 7월초 정규시즌 개막을 목표로 진통을 겪고 있다. 구단 측은 홈구장에서 두번째 훈련 캠프를 운영할 예정이다.
웡은 "김광현은 자몽리그(스프링캠프)에서 정말 매력적인 투수였다"고 칭찬했다. 그는 "존의 구석구석을 공략할줄 아는 선수다. 커브로 타자를 몰아붙이고, 슬라이더로 위닝샷을 먹인다. 슬라이더는 내 눈앞에서 사라진다(각이 좋다)"고 거듭 찬사를 보냈다.
웡과 데용에겐 올봄 스프링캠프 이후 '투수들'과의 첫 만남이다. 이날 두 사람은 타자 박스에서 직접 웨인라이트와 김광현의 공을 대면해보기도 했다. 이들로썬 13주 만에 들어서는 타석이다.
웡은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다. 야구장이 이렇게 감사한 공간인지 몰랐다"며 웃었다. 웨인라이트도 "다시 그라운드에서 연습하게 되니 재미있다"며 화답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그라운드만으로도 좋지만, 역시 관중석이 팬들로 가득 차 있어야하는데 아쉽다"면서도 "부시스타디움에서 동료들과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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