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슬기로운 의사생활' 신원호 PD가 시즌1을 뜨겁게 달궜던 러브라인에 대해 언급했다.
예능PD로 입봉했지만, 드라마로도 대박을 쳤다. 신원호 PD는 2012년 시작한 tvN '응답하라 1997'의 성공 후 '응답하라 1994'(2013), '응답하라 1998'(2015)에 이르기까지 '응답하라' 시리즈를 흥행으로 이끌었고, 새 시리즈인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의 성공 후 '슬기로운 의사생활'(이우정 극본, 신원호 연출)을 들고 나오며 또 한 번 시청자들을 빠지게 만들었다. 특히 주 1회 방송, 시즌제로 이를 나누는 현명함으로 시청자들을 매주 두근거리게 했고, 현재는 시즌1을 마치고 시즌2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슬의생'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로, 최종회 14.1%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고,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급상승시켰다.
신원호 PD는 서면을 통해 스포츠조선과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배우들과 인터뷰를 통해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작품에 돌입하기 전까지 러브라인의 향방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던 점 등이 미리 드러난 바. 조정석도 "러브라인이 송화와 붙을 줄 몰랐다"고 했던 바 있다. 이에 신 PD는 "저는 대본이 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본에 담긴 정서, 애초에 기획한 이야기의 정수들이 잘 전달되는 것이 제일 우선되어야 할 목표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오롯이 전달하기 위해 대본 자체에 충실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 PD는 "미리 알면 방해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리 알면 좋을 부분도 있지만, 미리 알면 방해되는 부분이 있다 생각한다. 물론 결과적으로 다 맞진 않지만, 러브라인 같은 경우 미리 알게 되면 눈빛이 달라질 때가 있다. 특히 이익준의 경우 초반에는 이혼을 안 한 상태고, 채송화도 남자친구가 있었다. 만약 러브라인을 미리 알았더라면, 미세한 감정이 올라왔을 수도 있다. 차라리 모르고 가야 배우 입장에서도 연기하기 편하고 고민을 덜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조정석과 전미도의 러브라인이 '갑작스럽다'는 평도 있었던 바. 그러나 신 PD와 이우정 작가는 감정선을 탄탄하게 쌓아 올렸음을 언급했다. 그는 "사실 감정선을 다 깔아두긴 했다. 99즈 다섯 명의 첫 만남 사진에서 익준이 송화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송화의 얼굴에 옅은 홍조가 깔렸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멜로만의 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에 알아차리시면 좋지만, 아니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멜로에 지나치게 공을 들이고 시간을 배분하는 순간 작품 전체의 정체성이 모호해질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안정원과 장겨울 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도 마흔살의 사랑이라는 게 이런 게 아닐까 한다. 스무살 시절로부터 20년이 지났다. 그사이 수많은 사람과 인연이 스쳐 지나갔을 것이고, 그 기억들로 매일 뜨겁고 절절하게 살아가진 않는 나이다. 더 이상 첫눈에 뜨겁게 반할 나이도 아니고 사랑의 감정만으로 일상을 어그러뜨릴 수 있는 어린 나이도 아니다. 기존의 멜로와 작법이나 속도가 달랐던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신원호 PD는 '치홍파'냐 '익준파'냐를 묻는 질문에 "연출자로서 러브라인에 있어서는 늘 중립이다. 그래야 객관적으로 연출에 임할 수 있다. 물론 솔직히 멜로에 크게 관심 있을 나이도 아니다"고 단호히 말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연말 촬영에 돌입하며 내년 상반기 시청자들에게 선보여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