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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통계]'1승 스트레일리'와 '6승 알칸타라'의 결정적 차이, 득점지원율로 본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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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보통 선발투수의 운을 이야기할 때 등장하는 단어가 '득점지원율(RS·Run Support)'이다.

득점지원을은 선발투수가 던지는 동안 팀 타선이 올린 득점을 9이닝 평균으로 환산한 수치다. 예를 들어 원정팀 선발투수가 5⅔이닝을 던졌을 경우 팀 타선이 6회초까지 올린 득점이 득점지원율로 계산되며, 그때까지 3점을 올렸다면 득점지원율은 '3×9÷6=4.50'이 되는 것이다.

득점지원율이 높을수록 타선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뜻이 되고, 당연히 승리투수가 될 확률도 높아진다. 반대로 아무리 호투해도 타선의 득점 지원이 적으면 승리투수가 되지 못하거나 패전투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해당 선발투수의 득점지원율을 들여다보면 운이 얼마나 좋은지, 혹은 나쁜지를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다.

올시즌 이 부문에서 가장 운이 좋지 않은 투수는 단연 롯데 자이언츠 댄 스트레일리다. 스트레일리는 지난 12일 LG 트윈스와의 잠실경기에서 7⅓이닝 동안 2안타 2실점(1자책점)으로 잘 던졌지만, 2-2 동점 상황에서 물러나 승패와 관계가 없었다.

지난 6일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는 7이닝 5안타 무4사구 무실점으로 최고의 피칭을 펼쳤음에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롯데는 당시 0-0이던 9회말 강로한의 끝내기 안타로 1대0으로 이겼다. 스트레일리가 등판하는 날 롯데 타선은 유난히 침묵한다.

8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중인 스트레일리의 득점지원율은 1.76이다. 스트레일리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롯데 타선은 8경기 합계 51이닝 동안 10점 밖에 내지 못했다. 이를 9이닝으로 환산하면 1.7647이란 수치가 나온다. 평균자책점 부문 3위인 스트레일리가 등판하면 롯데 타선은 채 2점도 뽑지 못한다는 뜻이다.

13일 현재 규정이닝을 넘긴 투수 31명 가운데 스트레일리가 득점지원율 부문 최하위다.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선발투수 17명 중 승수가 '1인' 투수도 스트레일리 밖에 없다. 스트레일리가 승리투수로 기록된 경기는 지난 5월 10일 SK 와이번스와의 홈게임이다. 당시 스트레일리는 7이닝 3안타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으며, 타선도 '4점이나' 지원해줘 롯데는 4대0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득점지원율 1위는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다. 알칸타라는 7경기에서 6승1패, 평균자책점 4.07을 기록하는 동안 득점지원율 9.00을 기록했다. 알칸타라가 등판한 경기에서 두산 타선은 합계 48이닝 동안 48점을 지원해줬다. 알칸타라가 다승 단독 선두로 나설 수 있었던 상당한 이유는 활발한 타선 지원이라고 봐야 한다. 올시즌 전체 선발투수들의 득점지원율 평균은 4.92다.

스트레이일리는 계약금 30만달러, 연봉 50만달러, 별도의 인센티브를 받는 조건으로 입단했다. 스트레일리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산 156경기에 등판해 44승40패, 평균자책점 4.56을 기록한 수준급 선발이었다. 신시내티 레즈 시절인 2016년 31경기에 선발등판해 14승8패, 평균자책점 3.76을 올린 경력도 있다. 그해 신시내티 타선의 득점지원율은 4.48이었고, 스트레일리는 팀내 최다승 투수가 됐다. KBO리그 진출 첫 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불운이 못마땅할 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