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에도 이 아이들이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맨유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가 잉글랜드 취약 계층 아동들의 급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원의원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3월 이후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봉쇄령 기간 동안 학교에 갈 수 없는 취약 계층 어린이들이 매주 슈퍼마켓에서 이용할 수 있는 15파운드 푸드 바우처를 지원했다. 다음달 이 바우처 정책 종료를 앞두고 래시포드가 직접 펜을 들었다. 하원의원들에게 이 정책의 연장을 읍소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이 15일(한국시각) 공개한 편지에는 2장 빼곡히 어린이 급식 바우처 지원이 연장돼야 하는 당위성과 함께 래시포드의 진심이 담겼다.
자선재단 페어셰어를 통해 300만 아이들의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2000만 파운드 이상의 기금을 모금해온 래시피드는 의원들에게 "영국 전역의 모든 취약계층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 정책을 연장해달라"고 썼다.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시고, 휴머니티를 보여주시길 간곡히 청한다. 여름방학 기간 푸드 바우처 정책을 취소하기로 한 결정을 다시 한번 재고해달라"고 덧붙였다. "2020년의 잉글랜드에서 가장 도움이 시급한 이들을 돌아봐달라. 유턴을 부탁드린다. 가장 취약한 아이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일이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맨체스터 출신의 잉글랜드 국가대표 래시포드는 어린 시절 클럽에서 주는 아침식사와 학교에서 주는 공짜밥에 의지해 성장해온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맨체스터 저소득층 가정에서 태어난 흑인인 나는 그저 통계에만 잡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와 가족, 이웃, 코치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골도 넣게 되고 경기에도 나가게 되고 국가대표에도 뽑히게 됐다"면서 "이제 내 자리, 내 목소리를 통해 여러분들께 도움을 요청한다"고 했다. "올여름 유로2020이 열렸다면 다시 한번 영국 국기를 흔드는 아이들과 부모님들로 웸블리를 가득 채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웸블리 만원관중의 2배에 달하는 20만 명의 어린이들이 식사를 제때 하지 못하고 있다"며 "20만 아이들의 뱃속이 꼬르륵거릴 때 이 아이들이 잉글랜드와 잉글랜드 대표팀 유니폼과 국가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말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