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수 조영남이 그림 대작 의혹과 관련, 무죄판결을 받은데 대한 심경을 고백했다.
조영남은 25일 "감옥갈 준비를 했다. 역사를 보면 임금이 (죄인을) 유배 보냈다가 사약을 내리는 경우도 있고 또 다시 오라는 글을 보내기도 한다. 나는 임금이 어떤 조치를 취할까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막 '죄를 안 지었으니까 안심해라'는 연락이 왔다. 참 다행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이후 한번도 내가 죄를 지었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 없다. 검사님 판사님이 미술을 잘 모른다는 걸 느끼고 암담하긴 했다. 그래서 미술책을 썼다. 오늘 바로 출판될 거다. 이 사건으로 내가 미술을 한다는 게 세상에 많이 알려졌고 한국에도 현대 미술이 있다는 게 알려졌다. 큰일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두 군데 정도 전시 제안이 있어서 가능한 빨리 그동안 작업한 작품을 서놉일 거다. 미술 사조가 많은데 나는 트로트파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전시하고 바빠지면 조수도 쓸 거다"라고 말했다.
조영남은 2011년 9월부터 2015년 1월까지 화가 송 모씨 등 대작 화가에게 그림을 주문하고 경미한 덧칠 작업 정도를 한 뒤 자신이 그린 그림인 것처럼 사인을 해 17명에게 그림 21점을 팔아 1억 5300여만원을 챙긴 혐의로 2015년 6월 불구속 기소됐다. 또 자신의 소속사 대표이자 매니저인 장 모씨와 함께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4월 초까지 3명에게 대작그림 5점을 팔아 2680여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1심 재판부는 송씨 등이 창작활동을 돕는데 그친 조수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들도 조영남이 직접 그린 그림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면 구매하지 않았을 거라고 진술했다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조영남은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조수 사용이 미술계의 관행인 만큼 그 방식의 적합 여부 등은 법률적 판단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상고장을 제출했고 5월 28일 진행된 상고심 공판기일에서 "조영남은 송씨 등에게 기존 콜라주 작품을 그려오게 하고 추상적 아이디어만 제공했다. 그러나 조수 사용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자신이 그린 그림인 것처럼 피해자들에게 그림을 팔았으므로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조영남은 "남은 인생은 사회에 보탬이 되는 참된 예술가로 살 수 있도록 해달라. 내 결백을 알아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조영남의 변호를 맡은 강애리 변호사는 "수사를 받기 시작하며 느낀 심정을 담은 그림을 봤다. 사람들이 총을 겨누고 있는 그림이었다. 실제로 총살당하는 기분을 느낀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전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조영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검찰이 조영남에게 사기죄만 적용하고 저작권법 위반으로는 기소하지 않은데다 공소장에 누가 미술작품의 저작자라는 것을 표시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또 미술작품이 친작인지, 보조자를 사용했는지 여부를 구매자들에게 반드시 알려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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