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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고문영은 폭우를 뚫고 자신을 데리러 온 문강태를 따라 그의 옥탑방으로 갔다. 내심 그녀를 걱정해 챙기면서도 집에서만은 내보내려 했던 문강태와 꿋꿋하게 잠을 자고 가겠다고 버티는 고문영의 티격태격 실랑이 끝에 한 지붕 아래 뜻밖의 동침이 성사됐다. 결국 고문영과 거리를 유지한 채 나란히 누운 문강태는 "네가 예전에 좋아했던 사람, 나랑 눈빛이 닮은 그 여자, 생각 날 때 있냐"고 물었고, 어린시절 이야기를 묻는 질문에 문강태는 "그 애는 날 살려줬는데 난 도망쳤다. 비겁하게"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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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옥탑방에서 마주친 고문영과 남주리(박규영)는 문강태를 사이에 둔 양보 없는 욕망을 분출했다. 그를 좋아하냐고 돌직구를 던진 고문영은 "걘 예전부터 내 거였어"라고 도발했고, 참지 못한 남주리느 그건 집착이고 탐욕이라는 독설을 던졌다. 고문영도 "내숭, 가식, 착한 척"이라고 일갈했고, 두 사람은 결국 머리끄덩이를 잡고 육탄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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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문강태는 남주리가 숨겨왔던 진심을 꺼내려하자 "나 같은 거에 마음 묶어두지 말라"며 다시 예전처럼 벽을 세웠다. 아픈 속내를 감춘 그는 "그냥 좋아하겠다. 그건 내 마음이지 않느냐"고 미련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를 우연히 목격한 고문영은 단단히 결심을 한 듯 병원에서 벽화를 그리고 있던 문상태를 꿰어 성으로 향했고, 마법의 성에 입성한양 들뜬 성태는 함께 살며 삽화 작가로 일해 달라는 고문영의 제안을 수락, 계약서에 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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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문강태는 들꽃을 들고 그녀의 성으로 찾아갔고, 감옥 같던 성에서 왕자님 같은 그를 기다리던 고문영은 마침내 온 문강태를 보고 미소 지으며 뛰쳐나갔다. 하지만 의문의 여인을 마주친 후 다시 미소를 잃어버린 고문영은 그의 들꽃을 짓밟으며 매몰차게 돌아섰고, 이 18년 전 만남이 악연일지 운명일지, 호기심이 이어지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