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0억 5천이라는 빚을 갚기 위해선 스타작가 천억만을 시나리오 작가로 꼭 섭외해야 되는 애정. 사실 그가 구남친 오대오라는 것도 모르고, '무기'도 없이 그냥 나간 그녀는 "너랑 일 못하겠다고. 급이 맞아야 같이 일하는 거 아냐", "원래 이렇게 비굴했었냐"라는 대오의 인정사정 없는 비수를 감내해야 했다.
Advertisement
"기나긴 복수 시나리오"가 드디어 완성되자 의기양양해진 대오는 애정의 부탁을 '뻥' 찼고, 대학 선후배 사이로 지금까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톱배우 류진에게 으스대며, 영화판에서 애정을 만났다는 소식을 전했다. 대오만큼이나 애정을 다시 만나고 싶었던 류진의 동공도 어김없이 확장됐다. 대오의 북콘서트장에서 발견한 그녀의 뒷모습엔 두근거리는 심장을 주체하지 못했다. "우리 좀 특별했었지"라는 애정의 기억을 증명해 보이는 촉촉한 눈빛도 함께였다. 14년 만에 눈 앞에 나타난 애정을 보며 류진은 어떤 감정에 사로잡혀 있는지 궁금증을 자극한 대목이었다.
Advertisement
그렇게 한차례 위로를 받은 애정은 다시 불굴의 의지를 장착했다. 게다가 '사랑은 없다' 에서 남자를 배신하고 사라진 여자는 자신, 마음에 병이 든 남자는 오대오라는 걸 알게 된 이상 두고만 볼 수 없었다. "그 작품 저한테도 지분 있다고요. 그래서 제가 꼭 해야겠다고요"라며 선전포고를 날린 것. 철저히 남자의 시각으로 쓰여진 그날의 이야기에 애정은 더욱더 분개했다. 장대비가 쏟아지던 14년 전 그날을 회상하며 "누가 먼저 사라졌는데. 누가 누굴 버렸는데"라는 것. 대오가 알지 못하는 그날, 숨겨진 무언가가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었다. 애정이 한껏 날이 선채 "어쩌면 작가님이 빼앗은 건지도 모르죠. 그 여자의 전부를요"라고 말한 이유는 무엇일까.
Advertisement
한편, 14년동안 살아오면서 자신의 아빠가 미치도록 궁금했지만, 그게 엄마를 슬프게 하는 일이라는 걸 깨달은 후로 궁금해하지 않으려 노력했던 하늬는 거부할 수 없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말았다. 엄마의 추억 상자를 우연히 꺼내보다 '나의 미래의 아기에게'라는 노트를 발견한 것. 할머니 향자(김미경)와 담임쌤 연우가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사람처럼 친밀하다는 사실도 충분히 놀라운데, 노트 맨 밑에 적혀있는 '아빠: 오연우, 엄마: 노애정'을 본 순간 하늬의 눈코입이 확장됐다. 그때 울린 애정의 집 초인종과, 인터폰으로 드러난 연우의 얼굴. 노트를 본 순간부터 하늬의 머릿속에 든 단 하나의 생각은 과연 진실이 맞을까.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