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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설기현 감독식 전술축구에 눈길이 모아졌다. 유럽에서 10년 넘게 선수 생활을 한 설 감독은 은퇴 후 곧바로 감독으로 변신했다. 자신만의 축구를 일찌감치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였다. 성균관대 시절부터 뚜렷한 색채로 주목을 받은 설 감독은 그토록 원했던 프로 지휘봉을 잡았다. 설 감독은 기존 감독들과 달리, 체력 보다는 전술, 감 보다는 데이터, 영상을 강조하며 경남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함께 하는 선수들의 극찬 속, 연습 경기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현대 축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과 유사한 축구를 강조하며, 전에 볼 수 없는 축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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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감독이 매경기 기자회견마다 언급하는 대로 경남은 K리그2 최고 수준의 스쿼드를 갖고 있다. 요리로 치면 재료는 훌륭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정작 요리가 맛이 없다는 건 결국 요리사의 잘못이다. 경남은 올 시즌 경쟁력 있는 스쿼드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했다. 경남이 투자한 이유, 결국 승격이다. 경남이 설 감독을 택한 이유, 좋은 축구도 있지만 결국 승격이다. 설 감독의 방향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나쁜 축구로 결과를 만들기 쉽지 않지만, 좋은 축구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설 감독 역시 "승격이 전부가 아니다. 그냥 그런 축구로 승격하면, 결국 다시 강등이다. 우리가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다면 K리그1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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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그 좋은 축구가 모두의 인정을 받고 있느냐, 그것도 아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경남은 K리그2 최고 수준의 선수진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 선수들의 능력을 100%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설 감독은 연습에서 좋은 장면을 보이지 않으면 철저히 외면한다. 김승준 룩 등이 대표적이다. 사실 연습 보다 실전에서 더 잘하는 선수들도 있다. 설 감독식 축구의 기본은 포지셔닝인데 정작 그 포지션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를 기용하지 않다보니 최고의 축구가 나오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용에서 변칙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네게바가 가운데로 가거나, 혹은 갸우뚱하는 조합이 나올 때가 많다. 실제 경남은 매 경기 다른 베스트11을 내세우고 있다. 결국 일괄된 경기력이 나오지 않고 결과도 못만들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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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