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해외 전지훈련? 우리끼리 리그가 있잖아.'
매년 8월 말∼9월 중순은 한국농구연맹(KBL) 구단들의 해외 전지훈련 시즌이다. 그동안 구단들은 해마다 일본, 동남아, 미국 등지로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 새시즌 대비 막바지 점검을 해왔다.
올해는 특수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해외 전지훈련은 진작에 사라졌다. 그렇다고 넋 놓고 앉아 있을 수는 없다. '슬기로운 해외 전훈 대체법'을 찾기 위해 각종 아이디어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전에 없던 신풍속도가 등장했다. 이른바 '우리끼리 리그'다.
시즌 개막을 코 앞에 두고 국내 KBL리그 팀들끼리 공개적으로 연습경기를 갖는 경우는 드물었다. '카드놀이'에 비유하자면 나의 '패'를 보여주는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유의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고정관념을 깨기로 했다. 해외 전지훈련의 주목적은 현지에서 섭외한 수준있는 외국 프로팀들과 경기를 치르면서 실전 전력을 최종 점검하는 것이다.
지난 6월부터 훈련 개시한 KBL 구단들은 국내 체력훈련을 마친 뒤 대학팀들을 상대로 연습경기를 가져왔다. 이는 어디까지나 맛보기일 뿐이다. 상대가 대학팀이기도 하거니와 국내선수로만 연습경기를 치렀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가 합류하는 25일 이후 치르는 연습경기가 진짜 '점검무대'다.
그래서 해외 전지훈련을 대체할 '우리끼리 리그'가 중요해졌다. 전력이 일부 노출되는 부담이 있더라도 수준이 맞은 국내리그 팀끼리 대회같은 연습경기를 치러 각자의 장·단점을 미리 짚어보자는 것이다.
전주 KCC, 서울 SK, 인천 전자랜드, 안양 KGC가 먼저 의기투합했다. 이들 4개 팀은 지난 6월 말 회동을 갖고 자체 리그전을 치르기로 일찌감치 합의했다.
4개팀이 모여 팀당 3경기씩 리그전을 갖는다.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충실하게 따르기 위해 무관중으로 하고, 장소도 이곳저곳 돌아다니기보다 한곳으로 통제하기로 했다. 현재 장소는 미정이지만 전주 또는 군산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높고, 일정은 9월 14∼19일 사이에 잡힐 예정이다.
그러자 나머지 팀들도 '우리끼리 리그'를 위해 뭉치기 시작했다. 원주 DB, 서울 삼성, 울산 현대모비스, 부산 KT 등 4개팀은 오는 9월 7일부터 12일까지 강원도 속초에 캠프를 차린다. 이들 4개팀 역시 맞대결 1경기씩 리그전을 치른다. 대회 참가에 따른 숙식 비용 등은 구단 각자 부담하기로 했다.
'우리끼리 리그'는 단순히 해외 전지훈련을 대체한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1주일 가량 프로팀이 체류하는 동안 소비 활동을 하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역 경제에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다.
KBL에서 첫 실험무대로 등장한 '우리끼리 리그'는 코로나19 시대를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 고심 끝에 나온 대안이다. 한데 구단들의 고심은 아직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이 대규모로 일어나 다시 비상 상황이다. 사태 추이에 따라 '우리끼리 리그' 일정 등이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강도 높게 준수하는 것이 우선이다. 농구팬들께서 우려하는 일이 없도록 신중하고 철두철미하게 리그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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