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원래는 김원중을 올리려고 했었는데…"
막판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상황. 감독은 마무리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고 싶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 마지막 투수로 마무리 김원중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롯데는 8회말 추가점까지 포함해 7-3으로 4점 앞서 있었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마지막까지 두산의 추격 불씨를 확실히 끌 필요가 있었다. 두산은 7회와 8회 연달아 득점하며 롯데를 뒤쫓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9회초 경기를 끝내기 위해 등판한 투수는 김원중이 아닌 박진형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20일 두산전을 앞두고 가진 브리핑에서 허문회 감독은 "김원중을 올리려고 했다. 팔을 풀게 했는데, 어깨가 무겁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진형이를 냈다"고 설명했다.
김원중도 책임감을 보였다. 허문회 감독은 "조금 더 있다가 다시 '괜찮다'고 보고가 오더라. 그래도 어깨가 무겁다는 게 영 신경이 쓰여서 박진형을 준비시켰는데, 김원중이 계속 다시 몸을 풀고 있더라. 사실 그래서 화를 조금 냈다"면서 "선수 보호 차원에서도 그렇게 해야한다. 아직 60경기나 남았으니 가려고 하는 길이 멀다"며 김원중을 끝까지 아낀 이유를 밝혔다.
다행히 '윈-윈'이었다. 급하게 몸을 풀고 등판한 박진형은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고 경기를 끝냈다. 롯데는 7대3으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또 다행히 경과도 좋다. 허문회 감독은 "오늘(20일) 점심때 김원중의 몸 상태와 관련한 보고를 받았는데 경기 출전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며 안도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