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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협의회가 진행됨에 따라, 검찰과 경찰은 서로 상대 조직의 치부를 파헤치는데 매진했다. 그런 의미에서 세곡지구대 사건은 단순히 서로의 이권을 거머쥐기 위한 하나의 패에 지나지 않았다. 사건의 진실과 무관하게, 검찰은 수사권 조정을 요구하는 경찰의 목소리를 없앨 수 있는 무기로, 경찰은 70년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는 공격거리로 이용하려 했던 것.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묻어두었던 사건을 시의 적절하게 터트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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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힘을 합치게 된 황시목과 한여진, 3년 만에 다시 보게 된 이들의 공조는 완벽 그 자체였다. 두 사람은 서동재가 혈흔을 남기고 사라진 주택가 골목을 찾아 그 당시의 상황을 가늠해보면서 공조의 시작을 알렸다. 그 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서로의 의견을 이리저리 맞춰보며 주고 받은 핑퐁은 '척 하면 척'이었다. 이를 토대로 시그니처 수사법인 시뮬레이션을 가동시켜 추론한 바로는 서동재는 범인 앞에서 등을 보였고, 이를 틈타 범인은 벽돌로 서동재에게 일격을 가했다. 그리고 범인은 체격이 좋은 서동재를 제압하고, 의식을 잃은 그를 운반할 수 있을 정도의 거구일 가능성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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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살아 있는' 서동재를 한시라도 빨리 찾아 내기 위해 세곡지구대 수사에 전념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사 방향이 맞는 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한여진은 벌써 실종 40시간이 넘어가는 상황에 불안해져, 세곡을 수사하고 있을게 아니라 나가서 야산이라도 뒤져야 마음이 편해질 것만 같았다. 그런 여진을 보며 시목은 용의자를 추린다고 생각하라며 그만의 방식으로 '파이팅'을 불어넣었다. 그렇게 조직 내 외딴섬 같은 존재들이 함께 만나 더할 나위 없는 시너지를 자아내고 있다. 이들의 발걸음이 가진 힘이 '비밀의 숲' 속의 자욱한 안개도 거두리라는 강력한 믿음이 생겨나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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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