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괴물 신인'의 등장이다. 'KK'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야구 종주국 미국 메이저리그는 깊은 역사 만큼이나 다양한 기록을 축적해왔다. 150년 메이저리그 역사에 '32세 루키' 김광현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김광현은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더블헤더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3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해 최고 피칭. 승부치기 끝에 팀이 1대2 져 시즌 3승에는 실패했지만,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과 탈삼진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부상자 명단에서 막 돌아온 선수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한 모습이었다.
올시즌 갑작스럽게 선발로 전환한 김광현은 4경기 연속이자, 24이닝 연속 무자책을 기록중이다. 시즌 평균자책점을 0.83에서 0.63까지 낮췄다. 범위를 선발 등판 5경기로 좁히면, 평균자책점은 0.33에 불과하다.
이는 메이저리그 진기록이다. 스포츠 전문 'ESPN' 등 복수 매체는 이날 '김광현은 평균자책점 기록이 집계된 1913년 이래 메이저리그 역대 첫 선발 5경기에서 두 번째로 낮은 평균자책점(0.33)을 기록한 투수'라고 전했다.
첫 선발 5경기 평균자책점 1위 기록은 1981년 페르난도 발렌수엘라가 보유하고 있다. 1980년 LA 다저스에서 데뷔한 발렌수엘라는 첫해 구원으로만 10경기에 등판했다. 이듬해 선발로 출전해 첫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20을 기록했다. 그해 발렌수엘라는 13승7패, 평균자책점 2.48로 내셔널리그 신인상과 사이영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 역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세인트루이스 투수가 4경기 연속 선발 등판에서 5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1자책점도 기록하지 않은 건 역대 두 번째다. 1968년 '레전드 투수' 밥 깁슨이 5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에 비자책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깁슨은 그해 22승9패 평균자책점 1.12를 기록, 내셔널리그 사이영상과 MVP를 석권했다.
김광현이 첫 주인공인 기록도 있다. 내셔널리그가 공식 집계를 시작한 1912년 이후, 4경기 연속 선발 등판 매경기 5이닝 이상 투구 매경기 3안타 이하 허용 비자책을 기록한 최초의 투수. 김광현은 전설들과 함께 진기록 열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날 얻은 것이 많다. 건강에 대한 물음표를 싹 지웠다. 김광현은 지난 5일 신장 경색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이날 13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갑작스런 부상에 10년전 SK 와이번스 시절 가벼운 뇌경색 전력까지 강제 소환됐다. 이번 부상이 향후 등판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적잖은 우려가 있었다. 건강하게 돌아온 김광현은 개인 최다인 7이닝을 씩씩하게 소화했다.
경기 중 트레이너가 마운드에 오르는 해프닝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포수 야디어 몰리나와의 의견 교환을 위한 콜이었다. 김광현 스스로도 "내 몸에 자신이 있다. 정말 무슨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취재진의 걱정에 영어로 "Don't worry"라고 답하기도 했다.
MLB.com 세인트루이스 담당 기자인 앤 로저스는 이날 투구를 두고 '김광현은 건강 걱정을 불식시키고 더 많은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시즌을 치를수록 노련미를 더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선 몸쪽 패스트볼로 밀워키 타자들을 압도했다. 김광현은 "오늘 내 투구에는 만족하지만, 팀이 졌다. 유일하게 불만족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 매덕스 투수 코치가 밀워키 타자들이 몸쪽 패스트볼에 약하다고 해서 많이 던졌다. 공이 배트에 잘 맞지 않았고, 배트가 부러지기도 했다. 특별한 건 없었다. 그저 투구 계획을 따랐을 뿐이다"고 했다.
김광현은 재차 신인왕 레이스에 뛰어 들었다. 시즌 초 마무리 등판과 부상자 명단 등재로 이닝 소화에서 손해를 봤다. 평균자책점 0.63은 내셔널리그 신인 중 압도적인 기록이다. 잔여 등판에서 0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키면, 레이스에서 반전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이날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공식 SNS 계정에 김광현의 성적과 함께 '올해의 신인?'이라는 글을 올리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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