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오스트리아)=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코로나 19를 보는 한국과 유럽의 시각은 대척점에 서있다. 그 사이에서 벤투호가 이러저리 흔들렸다.
멕시코와의 경기를 하루 앞둔 13일 밤. 벤투호에 큰 폭풍이 불었다. 권창훈 황인범 조현우 이동준과 스태프 1명까지 총 5명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이 사실을 발표했다. 파급력은 어마어마했다. 현장에 있는 협회 관계자의 전화는 불이 났다. 밤새 상황을 설명하고 향후 계획을 알렸다. 현지에서 취재하고 있는 기자에게도 각종 연락이 날아들었다. 가족과 지인들이 괜찮냐며 진심어린 걱정을 해주었다.
더 큰 파도가 몰려왔다. 멕시코전 취소를 주장해왔다. 그리고 이 '시국'에 유럽 원정 강행을 성토했다. 팬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당연한 분노였다. 벌써 선수 4명과 스태프 1명까지 5명이나 확진자가 나온 상태였다. 2차 검사를 한다면 더욱 많은 선수들이 확진 판정을 받을 수도 있었다. 만약 대표팀 내 스타 선수들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아 리그에서 당분간 뛰지 못한다면 그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상황이었다. KFA는 성난 민심의 파도에 흔들리며 2차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김문환과 나상호 등 2명이 추가확진 판정을 받았고 19명으로 멕시코전(2대3 패배)을 치렀다.
이 사이 벤투호를 더욱 힘빠지게 했던 것은 멕시코와 오스트리아의 태도였다. 코로나 19 팬데믹 시대를 살고 있으면서 선수들이 확진 판정을 받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경기를 취소해야 한다는 한국의 민심을 전하자 그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모하메드 살라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도 코로나 19를 피하지 못했다며 한국만 왜 그렇게 유난떠냐는 태도였다. 멕시코와 오스트리아의 입장은 그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두 나라 모두 코로나 19가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 멕시코는 총 확진자 100만명을 넘겼다. 하루 확진자는 5800명에 달한다. 오스트리아는 하루 확진자 1만2000명, 총 확진자는 20만명 수준이다. 코로나 확진이 되더라도 병원으로 데려가기는 커녕 자가격리만 하라는 나라들이었다. 한 명만 확진이 되어도 재난 경보가 울리고, 모든 동선이 추적해 관리하는 한국의 상황을 이해할리 없었다. 결국 넘어설 수 없는 시각차를 가진 양측 사이에서 벤투호는 이리저리 치이며 여러군데 생채기만 남겼다.
이제 카타르전을 앞두고 있다. 17일 열린다. 벤투호는 15일 오후 다시 한 번 PCR 검사를 받았다. 16일 정오 이후 검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은 여전히 유효하다. 골키퍼 1명 포함 13명만 있으면 경기를 치른다. 검사 결과에 모든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