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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속 출국'이청용"대표팀 남일 같지않아…울산팬 위해 끝까지 최선"[출국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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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한 상황에서 해외에 나가 축구를 한다는 것이 정상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울산 팬들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도전하는 울산 현대 선수단이 16일 오전 0시35분(한국시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카타르 도하로 출국했다. 올 시즌 ACL 본선 조별리그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무기한 연기됐다가 11월 18일부터 12월 13일까지 '중립지역' 카타르 도하에서 치러지게 됐다. 울산 선수단은 출국 10시간여 만인 16일 오전 11시경 무사히 현지에 도착했다.

ACL 출국 직전 오스트리아로 떠났던 A대표팀, '국대 골키퍼' 동료 조현우의 코로나19 양성반응 소식이 전해졌다. 일주일 전까지 동고동락해온 '한솥밥 동료' 조현우의 코로나 확진 판정은 울산 선수들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준우승으로 인해 가라앉은 분위기에 코로나 악재가 겹쳤다. 아내, 가족들의 애틋한 걱정을 뒤로 한 채 ACL 장도에 오르는 울산 선수단의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다.

팬들을 위해 출국 인터뷰에 기꺼이 응한 '대표팀 베테랑' 이청용은 "다들 대표팀 선수들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다 아는 선수들이고 지금 저희도 해외로 나가서 축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남 일 같지 않다"고 선수로서 우려 섞인 속내를 털어놨다. "이전까지 한국선수 중 양성반응이 없었기 때문에 피부에 와닿지 않았는데 아는 선수들, 같이 있던 선수가 코로나 걸려서 걱정이 많이 된다. 무사히 건강하게 다시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어떻게 보면 위험천만한 상황에 외국에서 축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정상적이지 않다. 하지만 선수들에겐 선택의 권한이 없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조심해서 안전하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다시 찾아온 도전의 시간, 제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완주해야 하는 것이 프로의 숙명이다. 이근호,박주호, 이청용과 같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선수들이 힘을 발휘할 시간이다. 울산 선수단의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이청용은 "가라앉은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시즌 막판에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ACL은 새롭게 도전하는 대회다. 다시 한번 선수들이 코칭스태프와 힘을 내서 좋은 경기력을 통해 울산 팬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청용은 지난 3월 11년의 유럽리그 생활을 마치고,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K리그에 대한 사랑으로, 정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때 K리그에 돌아오겠다고 한 약속을 지켰다. 10여 년만에 다시 도전하게 된 ACL에 대한 소감을 묻자 "정확히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10년도 더 넘었다. 그래서 기대가 많이 된다"며 미소 지었다. "또다시 새로운 대회이고 한국에 들어와 처음으로 ACL에 나갈 수 있는 기회라 기대도 되고, 한편으로는 코로나 때문에 걱정도 된다. 오직 팬들을 위해 매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F조의 울산은 K리그를 대표해 21일 상하이 선화(중국), 24-27일 퍼스 글로리(호주), 30일 FC도쿄(일본), 내달 3일 상하이 선화와 잇달아 맞붙는다. 이청용은 조별리그 판도를 묻는 질문에 "저희가 가진 선수로 상대하기 어려운 팀은 없다.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자부심으로 답했다. "방심하지 않고, 한경기 한경기 저희의 모습만 잘 보여준다면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주전 골키퍼 조현우의 공백, 김태환, 정승현, 원두재 등 대표팀 선수들의 복귀 일정, 코로나 확산, 현지 훈련환경 등 수많은 불확실성에 대해 이청용은 "이번 대회는 특히 변수가 많이 생길 수 있다. 사흘 간격으로 경기가 계속 있다. 정말 여기 있는 모든 선수들이 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 좋은 경기를 하자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